최근 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의 로또' 밍크고래가 경북 동해안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평생 한 마리도 잡기 어렵다는 밍크고래를 울진의 한 어부는 10여 일 사이 3마리나 건져 1억 원 넘는 횡재를 했다. 울진에서는 지난 몇달 새 죽은 돌고래를 5마리나 건진 행운의 사나이도 있다.
고래는 포획이 금지돼 있어 잡았다 하면 그야말로 '노다지'다. 요즘 경북 동해안의 항구에는 고래와 관련된 횡재담이 꽃을 피우고 있다. 동해안에서의 고래 혼획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두고 어민들은 고래 포획이 금지된 이후 개체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지만, 적어도 통계상으로는 이렇다 할 만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3일 "1986년 포경 금지 후 고래 수가 늘어났다고 추정은 되지만 근거 자료는 없다"며 "혼획 수와 개체 수는 비례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장근 박사는 "포경 전성기였던 1970년대에 많게는 연간 1천 마리의 고래가 포획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짐작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정확히 조사하려면 오츠크해와 남·서해를 포함해야 하고 오랜 시간과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아직 통계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밍크고래 주 서식지인 울진·포항 앞바다에는 고래의 먹이인 새우와 오징어, 플랑크톤이 풍부한 데다 어민들이 설치한 정치망이 많아 국내 연안에서 혼획되는 고래의 약 70%가 혼획되고 있다.
이곳에서 밍크고래가 2002년 50마리, 03년 49마리, 04년 26마리, 올해 5월 13일 현재 20마리가 혼획됐다. 이보다 앞선 1996년에는 129마리, 1998년 45마리, 2001년 76마리가 그물에 걸렸다. 돌고래의 경우 2002년 79마리, 03년 97마리, 04년 75마리, 올해는 76마리가 혼획됐다.
국립수산연구원 한 관계자는 "밍크고래가 혼획되는 것은 일종의 교통사고 상황과 비슷해 개체 수와 연관시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밍크고래는 초음파를 이용해 그물을 피해 가지만 젖을 갓 뗀 호기심 많은 생후 1, 2년생들이 주로 그물에 걸려 질식해 죽는다는 것.
하지만 조업 현장의 어민들은 고래 수의 증가를 확신하고 있다. 구룡포선주협회 연규식(45) 회장은 "오징어 조업 중 몰려오는 돌고래 무리의 수나 출현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포항 해경 한 관계자는 "밍크고래 혼획의 경우 1986년 포경이 금지되고 90년 초 수가 급증한 후에는 적정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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