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색성 대장암 수술 한번만에

김재황 영남대병원 교수 세계 첫 '결장세척기' 개발

김재황 영남대병원 외과 교수가 최근 폐색성 대장암 환자에 대한 수술을 위한 결장세척기를 개발한 공로로 대한의사협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의과학상을 받았다.

폐색성 대장암 환자 수술에 있어서 결장세척기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폐색성 대장암의 경우 그동안 다른 장기의 수술과는 달리 세균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변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한 번 더 시행해 왔다. 즉, 1차 수술로 복부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대장속의 변을 배출시킨 후 수술부위가 아물 때까지 기다렸다가 2차로 암 절제수술을 한 뒤 인공항문 환원술을 했던 것이다. 따라서 수술이 완전히 끝나기까지는 3개월 이상이 걸렸고, 환자는 복부에 변주머니를 달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또 2, 3회의 수술로 인한 육체나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복잡한 수술을 한 차례 수술로 간편화 하기 위해 '수술 중 장관세척기'를 개발한 것이다. 수술 중 장관세척기는 수술 중 장관세척을 10분만에 가능하게 하고 세척 후 오염 없이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세척 후 곧바로 수술 중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서 암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기능은 세계 최초이다.

새로운 수술법(단단계 수술법)은 국내 10여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그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영남대병원에서는 1999년말부터 현재까지 이미 250여건의 수술을 성공했다. 즉 250여명의 환자가 복부인공항문을 만들지 않고 단 한번의 수술로 치료를 끝낼 수 있었다. 미국의 경우 한 해 동안 발생하는 대장'직장암 환자 수는 15만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수술 중 장세척법이 필요한 폐색성 대장암 환자는 15~20%로서 2만~3만명으로 추산된다.

암 뿐만 아니라 염증성 대장염질환 및 게실염의 합병증에 의한 응급상태의 수술에도 이 방법이 필요한데 그 빈도는 폐색성 대장암보다 높다.

새로운 수술법은 짧은 입원기간과 추가 수술의 생략에 의한 비용절감 외에 삶의 질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환자에겐 큰 도움이 된다. 또 응급이 아닌 선택수술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대장 혹은 직장암 수술 때 통상적으로 수술 전 하루에 걸친 장세척작업(10여 차례의 설사)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나이 많은 환자나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 매우 부담스런 일이다.

이런 환자에게 수술 중 장세척을 함으로써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있어서 단단계 수술법의 임상적 효용성을 검토하기 위해 현재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워싱턴 대학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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