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도 조기교육

부자되고 싶니? 먼저 돈을 배우자

자녀가 사달라는 대로 물건을 사주면서 "이래서는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에서 보듯 올바른 경제관을 지닌 소비자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돈과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로서 균형 잡힌 가치관을 갖는 것은 아이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부모와의 '실천' 속에서 이뤄진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조언하는 어린이 소비교육 방법을 알아봤다.

▲"혹시 네가 하루에 얼마 쓰는지 아니?"='돈 아껴 쓰라'는 막연한 잔소리보단 실제 현실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하루 비용이나 일주일 비용 혹은 한달 비용을 계산해 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마신 우유나 요구르트 등의 값을 합치는 것은 물론 밥값도 계산하게 한다.

양치질 비용이나 그날 쓴 노트나 연필, 크레파스, 책가방, 옷, 신발 등의 가격도 계산하도록 한다.

처음 구입한 가격을 사용 날짜로 나누면 하루 비용을 계산할 수 있다.

또 각종 학원비·학습지 구독료·컴퓨터 사용료·교통비·전기료·물값 등도 비용에 포함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방과 주거 공간에 대한 비용도 빠뜨려서는 안된다

이런 계산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실제 소비수준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 자신이 독립해 살아가려면 얼마만큼의 돈이 들 것인지,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갖고 그러한 소득을 벌어들일 것인지 등에 대한 현실감을 기를 수 있다.

▲오래된 물건의 값어치를 일깨워 주라=새 것만 찾는 아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부모도 많다.

이런 어린이에게는 오래된 것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면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골동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준다.

반드시 몇 백 년 전의 물건만이 아니라 수십 년이 지난 물건 중에서도 오디오·카메라·자동차·미술품 등 몇몇 제품은 국제적인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효과가 있다.

집안에 있는 오래된 물건도 골동품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훌륭한 경제 공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가 갖고 있는 인형을 잘 보관해 대대로 물려주면 나중에 아주 귀한 골동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준다.

또 아이와 함께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골동품이 거래되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에게 집안의 오래된 물건의 보관과 관리를 맡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 그 물건과 관련된 가족들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물건의 의미를 되새겨준다면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느끼게 된다.

▲예산 짜는 역할도 맡겨야=아이들 생일이나 가족 기념일 때 아이들에게 파티 예산을 짜고 기획하는 역할을 맡겨본다.

아이들 스스로 파티 계획을 세우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파티 후 그 결과를 정리하도록 한다

이 때 집안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이런 내용을 논의하는 그 자체로도 좋은 경제 공부가 될 수 있다.

또 예산의 일정 부분을 아이가 분담토록 한다.

생일 파티 등은 평소 아이가 저축한 돈을 사용하기에 좋은 기회다.

파티가 끝나고 나면 함께 결산을 해본다.

예산과 실행한 금액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파티는 계획대로 진행됐는지,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는지, 초대된 친구들의 의견은 어떠했는지 등을 정리하도록 한다.

이 같은 경험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크고 작은 행사를 경제적으로 치르는 방법을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떻게 하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을까?"=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이용할 때 가격 비교나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은 현명한 소비자의 권리이자 의무. 아이들과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활용하면 이 점을 각인시켜줄 수 있다.

수많은 사이트가 개설돼 있으므로 네티즌들로부터 추천 링크된 것들을 중심으로 활용한다.

최저가격 기준선을 알게 해주는 경매사이트에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소비자 기관이나 단체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는 쇼핑시 주의점이나 올바른 쇼핑 안내가 제시돼 있어 유용하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최소한 3, 4군데 사이트를 둘러보는 신중한 습관을 기르도록 하고, 가격 비교사이트에서 좋은 물건을 발견했더라도 일단 수첩에 적어 두었다가 꼭 필요할 때 구매하는 원칙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군가를 돕는 돼지저금통을 만들자=아이들에게도 기부를 위한 저금통을 하나씩 갖도록 한다.

일년에 한 번 기부하기 위한 용도라면 개폐가 불가능한 것이 좋으며 저금통 바깥에 기부하고자 하는 목적을 적도록 한다.

수시로 성금을 내려면 자물쇠가 있는 상자식 저금통이 적합하다.

성금을 낼 때도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

가진 돈 모두를 성금으로 내겠다고 하거나, 돈이 없어 성금을 못 내겠다고 할 때는 부모가 조언을 해줘야 한다.

자신의 처지에 너무 부담스러워도 안 되고,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다 산 뒤에 성금을 내려는 것도 좋지 않은 태도임을 자녀들에게 일깨워 주자. 자신의 용돈에서 1~10%를 늘 모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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