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돌이 지난 아기가 감기만 걸리면 쌕쌕거리는 소리를 내며, 기침이 잘 떨어지지 않아 걱정하는 엄마들이 많다. 이런 경우 엄마들은 '우리 아이는 감기를 달고 살고 있다'라든가 '아기가 조금만 기침을 해도 이제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병원을 찾아도 '기관지가 약하다'거나 '천식 증상이 조금 있다'고 하며 대증요법만 하면서 두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모세기관지염으로 3번 이상 진단 받거나, 별다른 원인 없이 3회 이상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이 재발하는 경우에 대증요법으로만 치료할 때는 기도의 영구손상을 초래, 성인까지 천식이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을 영아천식 진단해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대책을 찾아야 한다. 단 아이가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거나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쌕쌕거리는 소리가 처음 생긴 때부터 천식에 준하여 치료를 해야 한다.
2세 이하의 영아에서 천식을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감기 후에 천식이 발병하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들은 감기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밖에 영아천식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으로는 찬바람에 노출되거나 아주 찬 음식을 먹이는 것, 부모가 아기가 있는 방에서 흡연하는 것 등이 있다.
영아천식이 있으면 주로 밤이나 새벽녘에 기침이 심해지며, 심한 경우에는 쌕쌕거리는 호흡음이 들리면서 아이들이 보채게 된다.
진단때 검사 소견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쌕쌕거리는 소리가 3번 이상 반복되는 임상 양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아이의 가족 중에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 등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 영아천식이 올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어릴 때 태열(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었던 경우에는 영아천식에 걸릴 가능성이 70% 정도 된다. 물론 영아천식이 반드시 이런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아이에게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급성 영아천식 발작 치료를 위해선 엄마의 환경관리가 중요하다. 치료 약물로는 기관지 확장제와 항염증치료제를 함께 사용한다. 영아천식 환자들의 기관지는 매우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기관지가 수축되고 기침이 발생한다. 자극 중에서 가장 흔하고 중요한 것이 기도를 차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찬 공기를 들여 마시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찬 음료를 마시거나 먹는 것도 찬 공기를 마시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찬 음료가 식도를 내려갈 때 그 앞쪽에 위치한 기관을 식히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천식에 걸린 아이들에게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또 급격한 체온의 변화도 기도에 자극을 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머리를 감기거나 목욕, 특히 대중목욕탕의 온탕에 오래 있는 것, 아이가 뛰고 나서 땀이 밴 옷을 그대로 입혀 두는 것도 체온의 변화를 크게 해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부모나 형제가 천식이 있는 경우나 환자가 아토피성 피부염이 동반된 경우, 천식이 3번 이상 재발한 경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기도의 영구적인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예방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 예방치료에는 흡입제나 먹는 항알레르기제가 사용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 김명성 효성아동병원 원장
사진: 영아천식은 감기와 동반돼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로 잘못 알기 쉽다. 사진은 천식에 걸린 아기가 흡입치료를 하는 모습.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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