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영화 '파리발 韓流'

58회 칸 영화제

칸으로 간 한국영화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개막된 제58회 칸 영화제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출품된 한국영화 및 감독 등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져 높아진 한국영화에 대한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또 한류 열풍도 이어져 칸 필름마켓에서는 한국영화 판권이 앞다퉈 팔리고 있다.

◇어떤 영화들이 칸에 갔나=올해 칸으로 간 한국영화는 모두 7편.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을 비롯해 김기덕 감독의 '활'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와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이 감독주간 부문,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비경쟁부문, 심민영 감독의 '조금 더 걷기'가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그리고 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이 칸 '클래식' 부문 등 모두 7편이 참여하고 있다.

◇주목받는 한국작품=행사 일주일 전 경쟁부문에 깜짝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은 수상 가능성 여부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극장전'은 현지에서 19일 상영된다.

홍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감독이 됐다.

'극장전'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정서와 유머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오랜 여자친구를 다시 만나 자살을 시도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속 영화와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뒤 우연히 여배우를 마주친 한 남자의 하루를 그렸다.

지난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경쟁부문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홍 감독이 이번 '극장전'으로 지난해의 실점을 만회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개봉은 27일.

감독주간 부문에 출품된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은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매일 칸 영화제 소식을 전하고 있는 '버라이어티'지는 15일자에 '그때 그 사람들'을 한국판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스탠리 큐브릭·1964)라며 격찬했다.

프랑스 영화배급사인 MK2 측은 "임 감독이 영화 상영 이후 각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 때문에 숨을 쉴 겨를조차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개막작이었던 김기덕 감독의 '활'도 현지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김 감독은 이미 베니스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두 영화제에서 모두 감독상을 받았지만, 칸 진출은 이번이 처음. '활'은 12일 클로드 드뷔시 극장에서 객석을 꽉 채우며 공식 상영됐다.

일찌감치 매진이 돼 일부 기자들은 표를 못 구해 극장 앞을 서성이다 돌아가기도 하는 등 크게 주목받았다.

영화제 주요 데일리 중 하나인 '할리우드 리포터'는 12일자에 김 감독 인터뷰를 실었고, 14일자에는 김 감독이 "상징과 원형을 통해 이야기를 말한다"는 평을 실었다.

프랑스 '르 피가로'는 김 감독을 "재능 있고 생산적인 한국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리베라시옹'은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작가이지만, 또한 가장 과대 평가받는 감독 중 하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달아오르는 필름 마켓=칸 필름마켓에서 한국영화는 '블루칩' 대접을 받고 있다.

안병기 감독의 '아파트'와 권상우·유지태 주연의 '야수'는 채 완성되기도 전에 고가에 판매됐다.

'아파트'(제작 토일렛픽처스·영화세상)는 일본 영화사 해피넷에 판매됐다.

이 영화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미로비전은 판매금액은 '분신사바'의 3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친다고 밝혔다.

권상우 주연의 '야수'는 일본 어뮤즈 소프트 엔터테인먼트에 360만 달러에 팔렸다

한편 아시아 10개국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배용준·손예진 주연의 '외출'(허진호 감독)은 한국 멜로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프랑스에 처음 수출됐다.

배급을 맡은 쇼이스트는 프랑스 프리티픽처스와 아직 촬영이 끝나기도 전에 '외출' 판권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그때 그 사람들'(MK픽처스)은 국내 영화 '바람난 가족'을 수입했던 프랑스 CIPA사에 판매돼 10월중 현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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