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바일 밸리 위기 '왜?'

'애니콜 신화'를 구현하며 승승장구하던 모바일 밸리가 어떻게 한 순간에 심각한 위기상황을 느낄 만큼 무력해 질 수 있을까?

이 같은 의구심은 우리 지역사회가 그동안 '반기업 정서'를 표출하고, '반기업 정책'을 펼쳤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접하게 되면, 아연실색으로 바뀌게 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기업 유치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그 숱한 공약들은 모두 헛말이었기 때문이다.

한때 삼성은 '애니콜 신화'를 이룬 '구미-대구 모바일 밸리'를 세계적 클러스터로 육성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소식에 근거해 "삼성이 대구에 대규모 R&D센터를 짓는다"는 소문이 돌자, 구미지역 시민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삼성에)비난을 퍼부었다.

"전혀 근거없는 뜬소문"이라는 삼성의 입장 발표로 가까스로 사태가 수습되긴 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삼성의 경영진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모바일산업을 육성한다는 대구시의 정책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대구시는 2차 지역산업진흥계획의 일환으로 '모바일단말상용화지원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시가 입지로 정한 곳은 성서공단. "(칠곡지역에)센터 용지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데다, 다른 센터들과 함께 모으면 효율적"이라는 것이 시의 표면상 이유였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 등은 모두 모바일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밸리를 이룬 대구 칠곡과 삼성전자 구미공장을 연결하는 전략적 지점에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행정편의주의가 실질적인 기업 지원이라는 목표를 짓뭉개버린 대표적 사례다.

전문가들은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정편의주의와 소지역주의가 그대로 지역사회를 지배하는 한 모바일 밸리의 위기는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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