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독도에서

최근 일본의 독도 침탈야욕 규탄대회를 위해 동료 시의원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했다.

배 위에서 독도를 바라보는 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16세기 중반까지 분명히 선진 문명사회였던 조선. 그러나 임진왜란 때 수많은 조선의 양민들이 왜구에 학살당했고, 귀와 코가 베어져 전리품이 되었다.

게다가 왜구의 똥 속에서 나온 밥알과 음식물 찌꺼기를 먹으며 연명해야 했던 수치를 당했다.

하지만 자율적인 근대화에 실패해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또 한번의 치욕을 당했다.

광복 60주년인 이 시점에서도 독도 침탈야욕에서 보듯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고 있다.

조선으로부터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던 왜는 16세기 초 조선이 3포를 폐쇄하고 1545년 외교를 단절하자, 임진왜란을 일으킨 1592년까지 5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외국으로부터 최신 화승총과 신문물을 받아들여 막강한 힘을 키웠다.

반면 조선은 외부 세계에 눈과 귀를 막고 미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다양성과 가능성의 공간을 닫고 있었다.

당시 조선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현실과 유리된 성리학, 획일화된 가치관, 유연성을 상실하고 경직된 사고방식,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적 풍토로 인한 사상과 학문의 침체 등이 그 원인이 아니었을까.

시간을 뛰어넘어 21세기 한국의 모습은 어떤가. 개혁이란 미명하에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하고 배척하는 고집스런 국민의식에는 문제가 없는가.

역사를 통해 우리는 획일적인 가치관으로는 발전할 수 없고,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근대의 출발점에서부터 사람을 교육하는 내용에 있어서 한·일 두 나라는 차이를 보였다.

일본은 다양한 사고를 인정했고 개방적이었다.

이제 사회 지도층이든 국민이든 단세포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나만 옳고 남은 옳지 않다는 아집과 편견, 획일적인 사고로는 더 이상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대구시의원 손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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