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인근 땅 '묻지마 매입'

논·밭·대지 가리지 않고 값도 20∼30% 얹어

대구권 주변지역에 대지와 농토 구분 없이 무조건 매물을 사들이는 싹쓸이 투기현상이 일고 있다. 왜관읍 경북공인중개사 노진화(52)씨는 "3, 4개월 전부터 대구의 20, 30대 젊은이들이 몰려다니며 왜관을 비롯, 칠곡 지역 일대를 농업진흥지역이든 대지든 가릴 것 없이 사들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매입가격도 시가의 20∼30% 이상을 주면서 사들여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청도지역 부동산 거래도 지난해 4월 말 500여 건에서 올해는 같은 기간 900여 건으로 늘었다. 공인중개사 양재박(44·각북면)씨는 "각종 개발사업에 편입된 대구 지주들이 취득세 등을 면제받을 수 있는 1년 이내 대체농지 구입에 나서면서 농지, 임야를 가리지 않고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라 말했다. 주민 박희덕(52·이서면)씨는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된 후 자연환경이 좋은 청도지역에 전원형 주택 선호도가 높아져 땅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산도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1천300여 건의 거래실적을 나타내고 농림·관리지역의 농지거래는 지난해보다 40% 정도 증가하고 있다. 경산시 노종근 부동산관리담당은 "농지거래의 80~90% 정도가 대구시 수성구나 동구 사람일 정도로 외지인들의 토지구입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과 하양·진량읍 일원에 혁신도시 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후보지 발표와 유치추진, 진량제2산업단지 조성계획 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인근 땅값이 많게는 2배 정도 올랐다.

영천의 부동산 시장도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남면 북영천 IC 일대와 청통면 일대도 대도시 투자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매물이 나오는 즉시 거래되고 있다.

ㅇ부동산컨설팅의 이병희(48·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중개사는 "돈 있는 도시인들이 투자할 곳 없는 자금을 대구 인근 토지에 묻어 두려는 투자일 수도 있지만 치고 빠지는 투기일 가능성도 커 막차를 타는 사람들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이홍섭, 김진만, 이채수, 정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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