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언론 엠바고 파기…황 교수 '불이익'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하고도 국내 일부 언론의 엠바고(보도시점 유예) 약속 불이행으로 결국 불이익을 받게 됐다.

황우석 교수는 "이번 논문을 싣기로 한 사이언스에서 국내 언론 2곳이 자신들이정한 엠바고 원칙을 지키지 않은 만큼 논문 게재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연락해 왔다" 고 22일 밝혔다.

황 교수는 사이언스측이 엠바고를 파기한 것으로 통보해온 두 곳의 언론사 중한 곳은 자체 모니터링에서 이미 엠바고 원칙 불이행 사실이 확인된 곳이지만 한 곳은 자체 모니터링에서 확인되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언론은 사이언스가 보도 제한시각으로 요청한 20일 오전 3시보다 앞서 인터넷에 영문과 국문 등으로 기사를 게재했다는 게 사이언스측 설명이라고 황 교수는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언론 중 1곳은 "엠바고 사항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던 영문뉴스담당자가 인터넷에 실수로 기사를 올렸다"면서 "오후 11시 20분께 기사가 올려졌으나 항의를 받고 20분만에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보통 네이처나 사이언스, 셀 등의 저명 의·과학저널은 논문이 해당 저널의 인터넷이나 본지에 소개되기 전까지 일반 매스컴의 보도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이들 저널은 논문을 제출한 연구자들에게도 최종적으로 논문 게재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엠바고 준수 서약을 받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논문 게재를 취소할수 있다는 내용을 해당 연구자에 알리고 있다.

또한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전세계 과학기자들에게도 논문 발표 3~4일 전에 저널에 실릴 논문 내용과 저자의 연락처 등을 미리 간략하게 알려주면서 보도일자를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저널은 연합뉴스, 로이터, AP, AFP 등과 같은 '통신사'(와이어 서비스)에 한해 고객 언론사들의 제작 편의를 위해 12~24시간 이전에 기사 첫머리에 보도시각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미리 기사를 송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원문:Wire services' stories must always carry the embargo time at the head of each item, and may not be sent out more than 24 hours before that time.) 국내에서는 최근 모 대학 교수가 네이처 자매지에 투고한 논문이 국내 언론에먼저 게재돼 당초 약속된 커버 스토리에서 빠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어떤 불이익이 결정될지는 조만간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고 전해왔다"면서 "과학자들이 연구성과를 전문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저명 과학저널에 논문을 싣는 게 필수적인 만큼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의 엠바고 파기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해당 언론사는 공개사과하고 일정 정도의 제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ID 'lemonjuice33'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국민들은 엠바고를 파기하면서까지 먼저 기사 내보내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신문사 입장에서 특종이 먼저일지 모르지만 황 교수의 경우처럼 불이익 받는 것에 대해선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고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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