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사모 출범 지역 한나라 의원들 촉각

열린우리당의 '대구 사랑 국회의원 모임(대사모)'이 23일 발족하자 대구·경북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연고도 없는 대구·경북을 '사랑한다'며 나선 것이 호응을 얻어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탈이 잇따르지나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한나라당 임인배 경북도당위원장은 24일 "큰일인데… 열린우리당이 대구·경북과 관련된 정치적 이슈를 먼저 내세워버리면 가만히 앉아 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우리 쪽에서도 무엇인가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며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우리가 공개적으로 거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먼저 치고 나간다면 우리는 끌려다닐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대구·경북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의 토지공사 투자 유치, 공기업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인데 이 모임이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경우 한나라당에는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한 것.

특히 김덕규 부의장과 상임중앙위원 6명 등 여권 실세들이 함께하는 모임의 영향력에 대해 시·도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나라당이 안주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부 한나라당 의원은 대사모의 활동을 일단 지켜본 뒤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대사모가 손을 내민다면 우리도 거부할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고, 박종근 의원도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같이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대사모의 정치적 파급효과를 애써 폄훼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일단 지켜보고 모임의 영향력을 평가한 뒤 후속조치를 세우자는 것이다.

이해봉 의원은 "4년 전 새정치국민회의에서 '대구 사랑 모임'이 결성돼 여당 의원들이 대구·경북을 자주 찾아왔지만 차만 마셨지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당시의 재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열린우리당의 대사모가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면 공기업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이전 대상을 명확히 약속해야 한다"며 "확실한 보따리를 풀어놔야 대구시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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