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야당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24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인민대회당에서 30분∼1시간가량 후 주석을 만나 북핵문제를 비롯한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국가주석이 한국 야당 대표를 면담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회창 전 총재 시절에도 있었으나 당시 이 전 총재는 대선후보였던 데다가 '창(昌)대세론' 이 자리잡던 시절이어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박 대표는 본인도 놀랄 정도의 '융숭한' 환대를 받고 있다.
중국 측은 한국의 고도성장기를 이끈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국의 유력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방중 이전부터 박 대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실제 중국 방문이 시작된 뒤에는 최고의 접대를 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야당 대표인 박 대표를 24일 오후 만나기로 결심한 것도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후광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당 관계자는 "후 주석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공부까지 한 사람"이라면서 "당연히 박 전 대통령의 딸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 상당수가 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중국 식자층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에 견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23일 저녁 박 대표와의 만찬에서 자신의 방한때 포철과 제주도를 가 본 경험을 얘기하면서 "포철을 있게 한 것이 박 전 대통령의 힘이라 생각하니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회고했다는 것.
특히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방중 전 지독한 감기몸살에 시달린 박 대표를 위해 1시간 넘게 진행된 면담시간 내내 실내 에어컨을 끄도록 해 나머지 배석자들이 모두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박 대표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탕자쉬안 국무위원도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의 에어컨을 끈 채 박 대표와 2시간 넘는 만찬을 이끌어갔고, 콜라 절반에 뜨거운 물을 절반 섞은 중국식 감기 '특효 음료수'를 내놓는가 하면 만찬 후에는 박 대표에게 별도의 감기약을 건네줘 주변을 놀라게 했다.
탕 위원은 또 "박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은 당연한 일", "(4·30) 재·보선에서 굉장히 훌륭한 성과를 박 대표가 냈다.
계속 주목해야겠다"는 말도 했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왕자루이 부장은 박 대표로부터 구절판을 선물받은 뒤 "너무 예쁘다"면서"볼 때마다 박 대표를 생각하겠다"고 말해 주변의 폭소를 자아냈다.
중국 측은 현재 박 대표에게 최고급 리무진 승용차를, 나머지 11명의 한나라당 방중 의원단에 별도의 승용차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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