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땅을 차지 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들의 공통된 욕망이다. 그래서 살아 있을 때는 집터(양택)를, 죽어서는 묘터(음택)를 애써 고르는 사람들이 적잖다. 좋은 땅은 땅의 기세가 산 사람은 물론 죽은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 준다고 한다. 명당을 고르는 일은 옛 사람뿐 아니다. 지금도 관공서를 이전하거나 새로 건물을 지을 때 으례 지세를 살피고 좋은 위치를 찾는다.
◇ 보통사람들도 묘터를 구할 때 명당을 찾는다. 발복도 좋은 일이지만 죽은 자를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묘자리 중에는 조선 왕릉이 단연 명당으로 꼽힌다. 27대 왕과 왕비 혹은 계비 및 추존된 왕을 포함해 44기가 조성된 조선 왕릉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최고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왕이 하루 나들이로 다녀올 수 있는 도성 백리 거리 안에 있어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에 산재해 있다. 태조의 비 신의왕후의 제릉과 정종의 비 정안왕후를 모신 후릉은 북한의 개성에 있고, 단종의 장릉은 영월에 있을 뿐이다.
◇ 충북 청주의 한 복권방에서 로또 복권 1등 당첨자가 네 번씩이나 나왔다고 해서 화제다. 충남 홍성과 부산의 복권방에 이어 세 번째란다. 이 복권방에서 1등 당첨을 한 사람들은 모두 자동번호 대신 자신이 직접 번호를 고른 것이라고 한다. 총 당첨금액도 부산과 홍성의 복권방보다 훨씬 많은 330여억 원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명당이라 할 만하다.
◇ 이 복권방의 주인은 "1등 당첨될 때마다 대박을 미리 알려주는 꿈을 꿨다"고 한다. 1등이 나올 때마다 맑은 물을 보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꿈을 꿨다는 것이다. 충남 홍성의 한 복권방에서 1등이 나올 때마다 지하수관이 터지고 수도가 동파되는 등 물 난리를 겪은 것과 비슷하다. 둘 다 땅과 떼놓을 수 없는 물을 보았다고 하니 이 또한 우연치고는 희한하다.
◇ 풍수에서는 좋은 땅이 좋은 인연으로 발복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그러나 좋은 땅을 고르기만 하면 복을 받고 잘먹고 잘산다면 너무 불공평하다. 땅만 구하면 '만사 오케이'라면 굳이 선행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힘 있고 돈 많은 사람이 좋은 땅을 차지할 기회도 많지 않은가. 다행히 풍수에서는 땅 자체보다 음덕을 가장 중요시한다. 살면서 얼마나 덕을 베풀고 좋은 인연을 맺었는가가 좋은 땅을 차지하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서영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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