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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꼭 운동해야 하는 이유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05년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25세였다. 영아 사망률이 높았던 데다 각종 전염병의 창궐로 천수를 다하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77.0세이다. 1991년 남자 67.74세, 여자 75.92세에 비해 각각 5.64세, 4.52세가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 10년 사이에만 약 5년의 기대수명이 늘어난 셈이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더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65세 이상 노인들이 얼마나 자주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지를 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1994년 우리나라 노인 한 명이 한해 동안 병의원을 찾은 날은 12.33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35.41일로 대폭 증가했다. 수명은 늘어났지만 항상 병을 달고 산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 근력이 떨어진다. 협응력, 민첩성, 평형성 등 모든 운동 기능이 서서히 떨어진다. 관절도 뻑뻑해지고 심폐지구력도 떨어지며 뼈도 약해진다. 반면에 체지방과 비만은 증가하고 혈압이 올라간다. 또 불안과 우울이 는다. 한마디로 좋은 것은 없어지고 몸에 나쁜 것만 많이 생긴다. 활력이 넘치는 20세를 기준으로 45세가 되면 3분의 2 정도의 기능을 유지하고 65세가 되면 그 절반으로 감소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힘도 떨어지고 아픈 것이다. 60세가 넘어가면 대부분 무릎이나 허리가 아파 지팡이에 의지한다. 이것을 '노화'라고 한다.

그런데 노화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속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 나이와 달리 생리적 기능을 나타내는 나이가 있다. 이것을 건강나이라고 한다. 건강나이는 생물학적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개인 차이가 커진다. 30대에는 건강나이와 출생나이의 차이가 ±10 정도이지만 50대가 되면 ±20으로 는다. 출생나이가 55세인 사람이 75세 할아버지의 몸이 될 수도 있고 35세의 젊은이로 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본의 미우라 유이치로씨는 2003년 70세의 나이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 그를 보고 누가 칠순 노인이라 할 것인가.

20년을 젊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양방과 한방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이 섭생이다. 즉 먹는 것과 생활 습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세포가 늙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제(비타민과 미네랄)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20년을 더 젊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의술의 발달은 수명의 연장을 선물했다. 그러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건강까지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운동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노화의 과정을 늦춰주며 때로는 역전시키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꼭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종균(운동사'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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