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궁근종 용해술

자궁 보존하면서 근종 치료

자궁근종은 30, 40대 여성의 4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부인과 양성종양이다. 그동안 이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는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자궁적출술)이었으며, 이에 따라 자궁근종은 자궁적출의 가장 큰 원인이 돼 왔다. 최근 자궁근종을 수술하지 않고 고주파 열을 이용해 간편하게 치료하는 '자궁근종 용해술'이 서울의 일부 대학병원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시술법은 산부인과 관련 학회에서 발표되면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궁근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월경과다증, 빈혈, 불임, 하복부 불쾌감 등이다. 이 때문에 진통제를 먹어야 할 정도의 생리통과 골반 내에 커진 혹으로 인해 방광이 눌려서 빈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켜 줄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못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근종을 떼어내는 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이 있는데, 이 중 자궁적출술이 보다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자궁적출에 따른 임신 불가능과 심리적 상실감, 수술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 등이 문제돼 왔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고주파 자궁근종 용해술이다. 이 시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근종 부위를 정확하게 찾은 후 고주파 특수침을 자궁근종의 한가운데에 찌르는 방법이다. 즉, 고주파로 열을 가해 자궁근종 조직을 죽이고, 근종에 영양분과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함으로써 근종의 크기를 줄이고, 그 성장을 막는 원리이다.

이 시술은 자궁의 정상 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근종 조직만 선택적으로 용해해 자궁을 보존하기 때문에 임신 기능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생리 기능에도 전혀 손상을 주지 않는다. 특히 배를 열지 않고 초음파 유도 또는 복강내시경을 이용해 시술하기 때문에 시술 후 당일이나 다음날 퇴원할 수 있다. 또 시술로 인한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으며 근종 제거술로 인한 상처가 발생하지 않아 시술 후 복강 내 다른 장기와의 유착(들러붙음)이 없다.

지난해 열린 북미 방사선과학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이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1, 2개월 안에 자궁근종에 의한 출혈, 빈혈, 생리통 등이 크게 줄었고, 시술된 자궁근종도 주위 조직에 흡수되면서 6개월 동안 크기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근종 용해술은 자궁적출술 이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었던 자궁선근종(자궁내막 조직이 근육층에 파고들어 생리를 일으키는 질환) 환자에게도 자궁을 보존하면서 증상을 없애주는 치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월경과다, 빈혈 등을 주로 호소하는 점막하 자궁근종에 있어서도 시술 후 약간의 질 분비물이 증가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진식 메디모아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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