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메라 단속에 걸려 부과받은 범칙금 등으로 생긴 울분 등은 무공해 채소로 씻어 드리겠습니다."
김천경찰서 감문치안센터 소장인 신영호(53) 경사는 지난 2월 부임 뒤 틈틈이 파출소 뒷마당 70여 평을 텃밭으로 일군 것은 3가지 이유 때문이다. 먼저 파출소 뒷 마당에 잡초가 무성해 마치 산짐승이라도 나올 것처럼 주변 정리가 제대로 안됐다는 것 때문. 또 오지 파출소인 탓에 대부분 시간을 농민들과 보내야 해 농사를 조금은 알아야 되겠다는 뜻과 자신이 직접 지은 무공해 채소를 주민들과 나눠 먹는다면 좀 더 친근한 경찰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다. 교통단속 등 경찰의 하는 일에 다소 불만(?)을 갖고 파출소를 찾는 민원인들에게 무공해 채소를 한아름 안겨 주면 쌓인 불만은 어느새 미소로 되돌아 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텃밭에는 위를 튼튼하게 하고 변비와 종기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청경채'를 비롯, 건강기능성 쌈채소인 '적겨자', 열무, 고추 등 23가지의 다양한 채소가 심어져 있다. 농약은 절대 치지 않고 자신만의 노하우로 병충해를 막고 있다.
"얼마전 차량 과속운행으로 스티커를 부과받은 한 주민이 분을 삮이기 못하고 파출소로 찾아 왔길래 말없이 채소를 한봉지 담아 전했더니 채소를 들고 겸연쩍게 웃으며 되돌아 가기도 했다"고 신 소장은 말했다. "농사를 잘 모르죠, 주민들로 부터 농사를 배우기 위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경찰을 떠나 그저 이웃 사촌 같은 친근감을 서로간에 느낀답니다. 어쩌면 이런것도 경찰의 한 역할이 아닌가 싶다"며 신 소장은 이웃집 아저씨같은 미소를 띄웠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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