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佛파리외방전교회 퀴니 신부 내한

"가톨릭대 설립 150주년 감회 깊어"

"옛날 파리외방전교회는 숨어서 한국 신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그 신학교가 벌써 150년이 됐다고 하니 정말 기쁘네요. 직접 와서 학교를 둘러보니 규모도 커지고 화려해졌다는 느낌입니다.

"

한국에 천주교를 처음 전파한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의 원장 장 미셸 퀴니(75) 신부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가톨릭대가 25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개교 150주년 기념식에서 파리외방전교회에 수여하는 감사패를 받기 위해서다.

그는 예상 밖의 유창한 한국말로 "이런 뜻 깊은 행사에 불러주셔서 정말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956년 한국에 와서 7년 동안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의 파리외방전교회가 가톨릭대 신학대학 전신인 용산신학교가 있던 자리에 있었어요. 나중에 충남 공주로 내려가 보좌신부를 거쳐 본당신부를 했죠. 며칠 전 공주에 다녀왔는데 저를 기억하는 분들이 계셔서 기뻤습니다.

"

가톨릭대는 1855년 메스트르 신부가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 세웠던 성 요셉신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메스트르 신부는 파리외방전교회에서 한국으로 파견된 신부였다.

요즘은 거꾸로 많은 한국 신부들이 파리로 유학을 온다고 퀴니 신부는 말한다.

"가톨릭대 임병헌 총장님도 유럽 유학 시절 저희 집에서 두 달 정도 머무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열세 분의 한국 신부님이 파리에 계시는데, 저희 집에도 자주 놀러 오십니다.

한국을 떠난 지가 오래돼 한국말을 많이 잊었는데 그럴 때마다 한국말을 녹음해 차에서 들어가며 자꾸 연습하고 있습니다.

"

1653년 아시아 포교를 위해 설립된 가톨릭 해외전도단체인 파리외방전교회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1831년. 동양에 4천여 명의 회원들을 파견했으나 그 가운데 160여 명이 순교, 한때 '순교 전문 대학'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근까지 170명 남짓한 선교사가 한국땅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그 중 순교자는 25명이었다.

충북 배론에 최초의 신학교를 세우고 인쇄소를 만들었으며,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신학생 3명을 유학보내기도 했다.

파리외방전교회 회원들은 현재도 서울, 대전, 대구, 안동, 수원 등지에서 폭넓게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의 파리외방전교회의 역할에 대해 묻자 그는 "파리외방전교회는 한국에 처음으로 천주교를 들여왔는데, 지금은 거꾸로 한국 신부님들이 프랑스에 오셔서 프랑스 교회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며 "현재 한국 파리외방전교회는 무료 병원 운영 등으로 어려운 분들을 돕고 있다.

프랑스와 한국교회는 앞으로도 서로 돕고 협력하고 배울 일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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