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재복씨 지난해 한차례 청와대 방문"

정찬용 인사수석 면담, 서남해안 개발 투자 협의

한국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 의혹에 연루된 김재복 행담도 개발㈜ 사장이 지난해 여름 청와대를 한 차례 방문, 당시 정찬용(鄭燦龍) 청와대 인사수석과 만나 싱가포르 자본의 국내 유치 방안 등을 협의했던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또 외자유치 업무를 담당한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는 지난해 7월 서남해안 개발프로젝트(일명 S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행담도 개발㈜과 사업협력양해각서( MOU)를 체결했고, 행담도 개발사업을 서남해안 개발사업의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로 판단, 지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찬용(鄭燦龍)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몇월인지 기억 안 나지만 지난해 여름 무렵 주한 싱가포르대사가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면담을 요청해 싱가포르대사와 함께 청와대로 들어온 김재복 사장을 사무실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당시 두 사람에게 '정말로 당신들이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투자할) 능력과 의사가 있느냐' 등을 경계하는 식으로 물어봤었다"며 "그때 (청와대에) 들어와서 다른 사람을 만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김 사장은 지난해 5월 서남해안 개발사업 연구용역팀장을 한 서울대 문동주 교수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며 "김씨가 IMF 경제위기 이후 싱가포르 정부를 대리해 국내에 200억 달러 외자를 도입해왔다는 얘기를 들었고 주한 싱가포르대사가 '신뢰할 사람'이라는 편지를 보내왔었고, 만나 얘기를 하면서 좋은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 모임에 참석한 것과 관련, "김 사장이 인건비의 사업비 포함 문제로 도로공사와 견해차가 있어 자금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 3일 손학래 도공사장, 김 사장 등과 만나 양측 입장을 들었다"며 "나로서는 판단할 수 없는 문제여서 '감사원에 물어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재가를 받거나 식사를 할 때 (대통령께) 가끔 '서남해안 개발구상을 몇 사람이 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고 공식 보고는 없었다"며 "지난해 11월 문정인 동북아위원장이 서남해안 개발계획 보고 때 배석한 적은 있었고, 당시에도 행담도 문제나 김재복 사장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북아시대위원회 비서관을 지낸 정태인(鄭泰仁) 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7월 동북아위는 서남해안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행담도 개발㈜과 사업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내용은 서남해안 프로젝트'컨셉 페이퍼(concept paper)'를 행담도 개발㈜ 비용으로 만들고, 우리는 도로 위치, 땅값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비서관은 "동북아위에서 서남해안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싱가포르가 유치할 외국자본으로 적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싱가포르 정부를 대리한다고 판단한 김 사장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이어 "행담도 개발과 서남해안 개발 프로젝트는 별개"라며 "하지만 행담도 개발은 서남해안 개발사업의 파일럿 프로젝트 개념으로 생각했으며, 규모는 서남해안 개발 프로젝트의 2백분의 1이지만 사업추진과정의 모든 분쟁 소지 등을 미리 대비하자는 의미에서 행담도 개발건을 봤다"고 말했다.

올해 2월 행담도 개발㈜와 도공의 분쟁에 대한 동북아위 중재시도와 관련, 정 비서관은 "당시 도공 측에 행담도 개발㈜과 맺은 자본협약이 불리하면 폐기하고, 제대로 된 계약이라면 이행하라고 권했고, 자신이 없으면 전문기관에 문의해 판단하라고 말했다"며 "다만, 어떤 쪽으로든 질질 끌지 말고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2월19일 건교부차관에게 협조문건을 보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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