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가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이다. 에피소드3로 '스타워즈'는 30년 가까이 이어온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 세대를 끌어온 초유의 시리즈가 끝을 맺는 것이다.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가. 그때 패기 넘치던 솔로 선장(해리슨 포드)은 이제 주름투성이 할아버지(64세)가 됐다. 30대 초반이던 감독 조지 루카스도 노년에 접어들었다.
'스타워즈' 1편이 개봉된 것이 1977년. 필자가 까까머리 소년일 때다. 사춘기는 오감이 한 곳에 몰리는 때다. 우주 판타지인 '스타워즈'를 보는 그 소년도 마찬가지. 스크린에 펼쳐지는 레아공주에 혼이 빠졌다.
레아 공주역을 맡은 여배우는 캐리 피셔. 당시 22살 신인이었다. 커다란 눈, 하얀 피부, 당찬 표정은 공주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찬 사춘기 소년의 가슴을 울렁거리기에 충분했다. '스타워즈'를 보고 '야하다'고 느꼈다면 이상할까. 그러나 어린 마음에 레아공주는 어떤 영화의 캐릭터보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인물이었다.
우선 복장이 남달랐다. 그리스 여신처럼 찰랑이는 드레스 차림. 간혹 전투 중에 눈부시게 하얀 '쫄바지'를 입었는데, 하체가 확연하게 드러나 어린 마음을 '고문'하기도 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이 '노브라'의 흔적이다.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렸다. 액션에 따라 흔들림도 강했는데, '노브라'의 강렬한 유혹이 어린 마음을 혼미(?)스럽게 만들었다.
'스타워즈'에서 에로틱을 유추하기는 힘들다. 워낙 판타스틱하고, 신화적이며, 액션 또한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2명의 모녀 공주의 행보는 상당히 격정적이다.
동글납작한 얼굴에 날씬한 몸매, 그리고 그녀를 지키는 건장한 호위군사들… 동화 속 모습 그대로다. 다르다면 로맨틱한 왕자를 기다리지 않은 것이다. 레아 공주와 그녀의 어머니인 아미달라 공주는 여전사에 가깝다. 그렇다고 '에이리언'의 리플리(시고니 위버)처럼 정떨어지게 터프한 여전사가 아니었다.
레아 공주는 루크 대신 솔로 선장을 택한다. 물론 루크와는 남매지간이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진다. 그러나 '우리의 공주'가 무례하고, 건방지고, '돌깡패'같은 솔로에게 마음이 빼앗긴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레아가 솔로를 택한 것은 어머니에게 받은 피 때문이다. 어머니 아미달라는 제다이 기사인 아나킨 스카이워커(다스 베이더)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둘의 사랑은 금지된 것이지만, 아미달라의 본능은 그를 원한다. 암살의 음모를 피해 경호원과 사랑을 나눈 끝에 쌍둥이 남매를 낳게 되는데, 그 아이들이 루크와 레이가 된다.
아버지 아나킨은 악의 편에 서고, 아미달라는 아들마저 그렇게 될까 두려워 루크를 오지인 타투인 행성에 보내 농사를 짓게 한다. 그러나 부자간의 끈은 질긴 것, 선악의 화신이 된 부자는 광선검으로 일대 격전을 벌이게 되고, 아버지는 '아임 유어 파더'를 외치며 아들이 악의 편에 서도록 유혹하게 된다.
아미달라 역을 맡은 여배우가 나탈리 포트만이다. 알다시피 그녀는 에로틱의 '포스'(힘)가 매우 강한 여배우다. 최근 영화 '클로저'에서도 스트립퍼로 출연했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빨아들일 듯한 눈빛은 말 그대로 뇌쇄적이다. 격정적인 사랑으로 인생을 도박하는 비운의 여인상으로 제격이다.
(에로영화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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