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정위 "변호사들 불공정 약관 고쳐라"

37개 변호사사무소 고객에 불리한 약관 사용

'의뢰인은 어떤 경우에도 변호사에게 착수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소의 취하, 화해 등 변호사의 노력없이 처리된 사건도 성공보수를 전부 지급해야 한다'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변호사들이 사건을 맡을 때 고객들에게 이처럼 불공정한 약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사건위임계약서에서 불공정 약관을 사용하고 있는 37개 변호사 사무소에 대해 이를 수정·삭제하도록 시정권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불공정조항이 없는 새로운 계약서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변호사들은 불공정조항이 담긴 옛날 계약서 양식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법률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에 시정권고 조치를 받은 변호사 사무소는 계약서에 의뢰인은 착수금에 대해 소의 취하, 상소의 취하, 화해, 당사자의 사망, 해임, 위임 해제 등 기타 어떤 사유가 발생해도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는 변호사가 자신의 의무를 게을리 해 수임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도 손해배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변호사의 귀책 사유가 없을 때도 기록 검토 등 위임 사무의 착수 전이라면 이미 사용한 비용 등 통상적인 손해배상금 예정액을 초과하는 착수금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또 변호사들은 화해, 소의 취하, 상소의 취하 또는 포기 등 자신의 노력 정도와 사무 처리의 경과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노력없이 사건이 처리된 경우에도 고객이 성공보수를 전부 지급한다는 불공정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사건과 관련된 서류와 자료는 위임 사무가 종료된 때로부터 1∼12개월이 경과한 후 폐기해도 의뢰인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공정위는 위임이 끝난 뒤 가족 사진, 유가증권 등 고객의 소유물인 자료 원본까지 변호사가 임의로 폐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고객측에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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