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

이주헌 지음/예담 펴냄

틀에 박힌 미술교과서로 공부해온 대다수 사람들은 미술작품과 소통하는 법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작품에는 사람살이의 희로애락이 녹아있어 그저 오늘을 사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미술작품과 소통하는 법을 안내하는 책 '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는 일상의 무감각함을 일깨워줄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꽃무늬 벽지를 바르고 싶을 때, 그럼으로써 깊은 사랑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화사한 꽃무늬 벽지가 아름다운 작품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뷔야르의 '실내의 사람들-정'을 살펴보면 꽃으로 뒤덮인 숲에 들어선 만큼이나 흥분된다.

또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 때, 편지봉투를 봉할 때의 설레는 심정을 떠올리면 미국 화가 메리 커샛의 '편지'가 연상된다. 편지를 다 쓴 여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봉투의 접착부분에 침을 바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어느덧 e메일 대신 정겨운 편지 한통이 쓰고 싶어진다.

15세기 독일화가 한스 홀바인의 '웨일스 공, 에드워드의 초상'을 보면 아이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닦달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반추된다. 여러 가지 주변의 기대와 사회적 중압감으로 돌을 갓 지난 아기는 벌써 애늙은이같은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상황별로 그림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것도 눈에 띈다. '신혼의 날들이 그리울 때',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 후회될 때', '아이에게 인생의 무상함을 가르쳐 주어야 할 때', '비오는 날 별미가 생각날 때' 등 소소한 일상에서 미술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재치를 가르쳐 준다.

이 책은 인터넷 사이트 '햄스빌 아트갤러리(www.hamsville.co.kr/gallery)'에 먼저 소개가 되면서 주부 등 많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각 글의 말미에는 네티즌들이 글과 그림을 보고 느낀 단상들이 정리돼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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