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립운동가 이만집 목사 재조명 움직임

대구 3·8 만세운동(본지 2004년 3월 1일자 보도)을 주도했던 고(故) 이만집 목사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교회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한예수교 장로회 경북노회는 제156회 정기노회를 열고 1923년 자치교회 파동 당시 제명됐던 이만집 목사를 85년 만에 복권시켰다.

경북노회는 독립운동가로 추앙받고 있는 이 목사가 교회 내부에서는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역사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목사의 삶과 행적을 6개월간 추적해 업적을 재평가한 바 있다.

또한 NCC(한국교회협의회) 대구인권위원회의 주도로 '이만집 목사 기념사업회'(가칭)의 구성이 추진되고 있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각 기독교단체와 학계, 시민단체,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범교회적인 기념사업회를 꾸릴 예정이다.

사업회는 3·8 운동이 일어났던 서문시장 터에 이만집 목사 기념비나 이정표를 세우는 한편 이만집 목사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만집 목사는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주일 뒤인 3월 8일 서문시장에서 계성학교, 대구고보, 신명여고 등의 학생 600여 명과 시민, 시장 상인 등 1천여 명이 넘는 군중들이 벌인 만세 운동을 주도했다.

이날의 만세 운동은 경북지역은 물론 영남권 만세운동의 불씨가 돼 곳곳으로 퍼져나갔으며, 총책임자인 이만집 목사는 대구형무소 등지에서 3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목사는 1918년 9월 대구 교계 지도자들과 선교사들의 후원 아래 교남기독청년회(현 대구 YMCA)를 조직해 초대 회장을 지냈고 1923년 외국인 선교사 중심으로 운영되던 교회를 탈피, 자치 교회를 선언했다가 경북노회에서 제명당했다.

이 목사는 뒤늦게 항일독립운동의 공훈을 인정받아 지난 99년 독립 유공자로 추서돼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정경호 영남신학대 교수는 "대구 3·8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이만집 목사가 정작 교회 내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기념사업회는 민족지도자인 이만집 목사에 대한 교회 안팎의 시선과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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