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먼원정대 노고 감사합니다"

유가족들 아쉬움 속 '원정대 건강 걱정'

백준호(당시 38세), 박무택(36), 장민(28)씨 등1년전 에베레스트에서 숨을 거둔 동료들의 시신을 찾아나선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가 박씨의 시신만 수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족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원정대의 노고에 감사했다.

백씨의 미망인인 김옥희(39)씨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지 기상이 좋지 못하다고 들어 그동안 원정대의 안전이 크게 걱정됐었는데 박씨의 시신만이라도 찾아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김씨는 "원정대가 남편의 시신을 찾아주리라고 기대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이라면서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또 "남편은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사지로 올라가다 실종됐다"면서 "박씨의 시신만이라도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은 원정대가 남편의 못다이룬 마지막 뜻을 이뤄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비록 이번에 남편의 시신은 찾지 못했지만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동료 산악인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원정대를 구성해준 것만도 고맙다"면서 "귀국하는 그날 까지 원정대 모두가 몸 건강히 돌아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씨의 아버지인 장군수(61)씨도 "원정대가 외동 아들의 시신 확인만이라도 해줄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장씨는 그러면서도 "비록 아들의 시신은 못찾았지만 아들의 동료였던 박씨의 시신만이라도 찾아준 원정대에 대해서는 어떤 말로도 그 고마움을 다 표현할 수 없을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아들 민이는 지난해 어버이날 현지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돌아갈 때까지 아버지 어머니 몸 건강히 계십시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소식이 끊어졌다" 면서 "지난 1년간은 자나깨나 외동아들 민이 생각에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같은 원정대에 대한 감사와 아쉬움의 마음은 시신을 찾은 박씨의 유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박씨의 미망인 권은분(31)씨는 "할 말이 없다"면서 착잡한 심경을 대신하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권씨는 그러나 원정대가 실종된 남편의 시신을 1년만에 찾아냈다는 소식을 전한계명대 산악회 관계자에게 "원정대원 모두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고 몸건강히 귀국하면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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