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중학교 학생들과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읽은 뒤 옥희 어머니가 사랑 손님을 떠나보낸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어머니가 좀더 용기를 내 사랑 손님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았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번 토론에는 황금중학교 3학년 윤영실, 박효진, 박정은, 서유빈, 김다은, 우지현 학생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토론의 요약문이다.
영실 : 저는 옥희 어머니의 선택이 현명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옥희 어머니는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옥희와 단둘이 살지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저씨의 사랑을 받아들여 결혼을 한다고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이웃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 때문에 더 불행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효진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한 남자를 섬겨야 한다는 봉건적 윤리관에 얽매여 자신의 인생을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여인으로 너무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들의 따가운 눈초리는 잠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목이 무서워 자신의 행복을 포기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정은 : 맞습니다. 옥희 어머니에게도 자상한 남편이 필요하겠지만 어린 옥희에게도 아버지의 따뜻한 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저씨의 성품으로 보아 틀림없이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은 : 하지만 저는 옥희 어머니의 마음속에 죽은 남편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봅니다. 그 사랑이 아저씨에 대한 사랑을 망설이게 한다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사랑 손님은 죽은 남편의 친구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은 : 저는 오히려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친구이기 때문에 더 좋은 점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하늘에 있는 옥희 아버지도 진심으로 아내를 사랑한다면 옥희 어머니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고 봅니다. 지금의 옥희 어머니가 간직한 옛 남편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기보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빈 : 저도 정은이와 생각이 같습니다. 전통적 윤리관과 자식의 장래를 위하여 자신의 감정을 포기하고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는 옥희 어머니가 너무 젊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훨씬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아픔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행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현 : 나는 어머니의 그런 희생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남편의 아내로 사는 것이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옛사랑을 간직하면서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로서의 삶 또한 가치 있고 아름답다고 생각됩니다.
영실 : 1930년대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조용하고 정숙한 어머니의 성품으로 보아서 옥희 어머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뿌리 깊은 전통적 인습의 벽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사랑 손님이 그냥 떠나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어머니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저는 옥희 어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효진 : 저도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아저씨의 행동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없이 끈질기게 구애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신사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자 : 이번 독서 모임에 참석한 회원들은 같은 여자로서 옥희 어머니께서 행복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애정관이 자유로운 현대적 시각으로 본다면 옥희 어머니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여 발표해 준 회원님들에게 감사드리며, 옥희 어머니가 고심한 끝에 결정한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독서 모임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윤영실기자(3학년)
◇ 감상시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내 인생에 빛이
들어 온 듯 환하였는데
당신과 나의 인연은
단지 봉오리만 맺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를 허락해 주지 않는 사회가
야속하기보다는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이 부족한 탓이라
여겨집니다.
비록 우리의 인연이 여기서
끝난다 할지라도 서운해 하지 않으렵니다.
후생에는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나
못 다 핀 봉오리에 탐스러운
꽃을 피우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사모합니다.
김다은 기자(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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