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韓悳洙) 경제부총리겸 재경부장관은 30일"경제시스템의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경우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 앞서 배포한 '한국 경제의 현황과 중장기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발표문에서 "현 시점은 향후 우리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환율 절상과 금융부실 외에도 구조개혁의 지연으로 인한 생산성 부진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며 "세계화의 가속화와 중국의 급부상, 고령화의 진전 등을 감안할 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10~15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취약점으로 △높은 대외의존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 △국제수준에 못 미치는 경제사회시스템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 △교육·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낮은 경쟁력 등을 들었다.
그는 경제시스템 개선책의 일환으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고부가가치화와 IT 이후 미래 선도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핵심 전문인력 육성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양질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 이민정책 등을 통해 해외 고급인력을 유치하고, 우수인력의 이공계 진학 촉진과 핵심 전문인력의 해외유출방지를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2.7%에 그친 데 대해 "재고를 제외한 소비·투자·순수출 등 대부분 지출 항목의 성장세가 확대되는 등 성장의 내용은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2분기 이후로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와 환율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 조기회복을 위한 정책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와 관련, "지자체 등 행정 일선에서 자금집행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점검하고, 종합투자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금융·세제 관련 법령 정비 등 제도적 보완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한 부총리는 참여정부의 경제운용에 대해 "경제여건이 어려웠지만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지양하고, 구조조정과 개혁을 꾸준히 추진했다"며 "그러나 일부 분야에서 집단적 갈등관계가 원활히 조정되지 못하고,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흡해 선진경제로의 구조전환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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