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전문인 사회'라고 내다본 교육학자 퍼킨은 앞으로 '전문 직종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전문인들이 이끄는 '중류 지향적 사회'는 직종이나 직업의 본질에서는 독특한 전문성이 유지되지만, 문화적 차원에서는 개성보다는 보편성이 중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므로 직장에서는 전문성이 우선되는 반면 가정이나 사회에선 대중매체에 의존하고 보편적 놀이문화를 즐기는 등의 이중적 '중류 지향' 문화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논리를 편 셈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가. 아직도 전문성보다는 그 외의 요인이 크게 보태져 '변절된 전문인 사회'라는 인상을 씻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실력보다는 그 외의 요인이 사회적 지위나 지도층의 위치를 확보하는 데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도층에겐 여전히 '전문성보다 아마추어리즘에 의존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마이동풍(馬耳東風)'인 것 같다.
○…청와대는 최근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김재복 행담도개발(주) 사장에게 너무 의존하는 바람에 S프로젝트와는 무관한 행담도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탈선'을 했다고 밝혔다. 사실은 그 이상이다. 정치학자(문정인), 시사프로 진행자(정태인), 시민운동가(정찬용) 등이 국책사업에 깊숙이 개입, 문제가 엉뚱하게 커진 꼴이지 않은가.
○…이런 흐름은 현 정부의 인사 정책에 그치지 않고, 의식'제도'관행을 뒤흔들면서 사회 전반에 퍼져가고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주요 자리뿐 아니라 정치권에도 아마추어나 초보들이 많아졌으며, 그 사정은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게다. 그 결과 곳곳에서 그 부작용들이 불거지고 있기도 하다. 더 늦기 전에 아마추어리즘과 '과잉 대표성'에 대한 자성이 따라야만 한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엄청 많다. 몇 가지만 들어보기로 하자. '프로는 불을 피우고, 아마추어는 불을 쬔다' '프로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지만, 아마추어는 책임을 회피하려 급급한다' '프로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지만, 아마추어는 두드리고도 안 건넌다' '프로는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걸지만, 아마추어는 자신 일에 변명을 건다' '프로는 너도 살고 나도 살자고 하지만, 아마추어는 너 죽고 나 죽자고 한다.'
이태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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