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첫 전동휠체어 축구단 창단

"장애 털고 희망의 축구공 드리블해요"

28일 남구 대명동 대구대 부설 대구보건학교 강당. 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 1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 최초의 전동휠체어 축구단이 창단식을 갖고 연습경기에 들어갔다.

장애인도 여가 및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모였다.

전동휠체어 축구는 경기방식이 독특하다. 고무범퍼가 부착된 축구전용 휠체어를 탄 4명씩 두 팀이 축구공보다 훨씬 크게 특수제작된 공을 상대편 골대에 넣는 것. 비록 휠체어를 타고 있었지만 청팀과 백팀으로 나눠진 두 팀은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기도 했다.

전동휠체어 축구단 주장인 최창현(40·지체장애 1급)씨는 손을 전혀 움직이지 못해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정했지만 능수능란한 솜씨를 뽐내며 멋지게 축구공을 드리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씨는 "해트트릭을 기록해야 하는데 마음 먹은대로 잘 안된다"며 "아직은 공을 몰며 전동휠체어를 움직이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축구광인 허광훈(37.지체장애 1급)씨는 "처음 해보는데 너무 재미있고 삶의 활력을 얻은 것 같다"며 "타 지역에도 축구단이 생겨나 서로 친선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장애인 축구단 창단은 장애인 권리찾기단체인 '밝은 내일'이 휠체어 수입판매업체인 '오토복 코리아'와 '휠로피아'로부터 중고 축구전용 전동휠체어 8대를 후원받아 고무범퍼를 만들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장비를 갖춘 뒤 중증장애인 10여명을 단원으로 받으면서 가능해졌다. 밝은 내일 이경자씨는 "중증장애인에게 재미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역동적인 장애인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정착될 길 바란다"며 "축구단 운영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후원자도 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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