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대 이래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도시건조화 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건조화란 대기 중의 상대습도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상대습도는 대기 중에 최대로 포함될 수 있는 수증기량(기온이 높을수록 증가함)에 대한 실제로 대기 중에 존재하는 수증기량의 상대적인 비율을 뜻한다.
따라서 기온의 상승 혹은 지표에서 대기로 증발하는 수증기량의 감소가 발생하면 상대습도가 낮아진다.
도시화가 진행되면 삼림지대와 농경지 등이 인공구조물로 포장되어 물이 증발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고, 포장된 지면은 태양에너지를 더욱 많이 흡수하여 기온상승을 유발하여 상대습도를 낮춘다.
여름철 도로변에 물을 뿌려주면 물이 증발하면서 지면온도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기온이 하강하는 효과를 떠올려 본다면 도시화로 인한 수증기 증발원의 감소가 대기 중의 수증기량을 줄이고 도시를 덥게 만든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0년 간 진척된 우리나라의 건조화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조사의 대상이 된 모든 지역에서 건조화가 매우 높게 진행되고 있었다.
건조화의 원인은 증발산 작용이 작은 겨울과 가을에는 기온상승에 주로 기인하였으나, 삼림과 수변지역의 증발이 왕성한 여름철에는 지표면 증발의 감소에 있었다.
특히 봄철에는 기온상승과 지표면 증발감소의 효과가 동시에 크게 나타나 건조화가 가장 심각하였다.
봄과 겨울의 건조화는 산불과 같은 화재발생을 조장하고,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도시건조화가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이러한 직접적인 피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파괴의 심각성과 미래의 환경적 재앙을 경고해 주고 있다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금년 2월에 온실기체 저감을 강제하는 교토의정서가 발효되어 사회적 충격을 준 바 있다.
우리 정부도 교토의정서에 대비하기 위하여 온실기체 저감노력에만 20조~40조 원의 자금을 향후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각 산업분야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로 할 예산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0년 간에 발생한 지구온난화(약 0.6℃)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기상재해와 인간생활에 미친 파급효과는 실로 지대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지구온난화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2100년에는 기온이 1.4~4.8℃정도나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0년 동안에 발생한 지구평균온도 상승에 비하여 2.5배에서 8배나 큰 것이다.
그런데 도시지역에서 나타날 기온상승은 이보다도 훨씬 높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0년 동안에 세계 각지의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기온상승은 지구평균의 기온상승률(0.6℃/100년)을 훨씬 초과하였다(동경(3℃/100년), 뉴욕(1.5℃/100년), 서울(1.7℃/100년)). 대구의 기온상승도 서울과 거의 같았다.
반면에 도시화의 진척이 늦은 지역의 기온상승은 이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지구규모의 온난화가 온실기체의 증가로 발생하지만 도시의 기온상승은 지구온난화의 영향보다 도시화로 유발되는 효과가 훨씬 큼을 의미한다.
일본 도쿄도에서는 향후 10년 이내에 도시기온을 2℃ 낮춘다는 목표 아래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실천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지구온난화 적응전략의 하나로 도시열섬 억제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열섬화는 주로 지표면의 포장화로 인한 증발원의 감소와 인공구조물의 높은 열저장 때문에 발생하므로 이를 해소하고 교외와 도심 간의 환기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적 사항이다.
2007년에 발간될 IPCC(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의체) 4차보고서도 지구온난화의 진척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따른 적응전략 수립을 권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 된다.
최근 대구시에서는 가로수 확대의 성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이의 긍정적 역할은 도시화에 따른 자연 환경 파괴효과에 비해 조족지혈에 불과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도시건조화는 지구온난화 시대에 도시인의 생존노력을 촉구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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