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우석 "어떤 생명도 파괴하지 않는다"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와 기증받은 난자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냄으로써 난치병 치료와 연구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어떤 생명도 파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에 관해 "15 마이크로미터(㎛, 1 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의 피부세포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한쪽을 구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택하는 것이 윤리적인가"고 반문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과학면에 실린 이 서울발 기사에서 서울대 85호동 6층 황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지켜본 난치병 환자 체세포 핵의 난자 주입 과정을 소개하고 이와 같은연구를 둘러싼 논란과 이를 반박하는 황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황 교수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전물질이 없는 빈 난자만을 사용한다"면서 이런 연구에서 난자는 수정되지 않고 배아는 형성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우리는 결코 인간복제를 시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많은 과학자들과윤리학자들은 황 교수 팀의 의도가 무엇이건, 이들이 생산해낸 것은 인간 배아이며이 과정은 인간복제라고 주장한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극미의 피부세포와 불치병 환자간 양자택일론'을 내세워 비판론자들을 반박했다. 이같은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한국의 선택은 너무나 분명해 황교수의 연구비를 5 0% 증액하고 2천500만달러(약 250억원)를 들여 전용 연구동을 건립키로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 일본, 스웨덴, 스페인 등 다른 선진국들의 선택 역시 분명해이 국가들의 연구원들은 황 교수 팀과의 협력을 위해 서울대로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행사방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코넬대학, 존스 홉킨스 대학·슬론-케터링 기념암센터 등 미국 유수의 연구기관들 역시 황 교수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타임스는 또한 실험실에서 배양되는 세포 하나하나가 "외롭지 않도록" 배려하는황 교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했다. 5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이웃집 소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자란황 교수는 "나는 소와 눈을 마주보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면서 "내 연구팀도연구실의 세포들과 가슴과 가슴으로 대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연구실 인큐베이터에 있는 세포들은 옆에 아무도 없다면 매우 외로워할 지 모른다"면서 "그래서 연구원들과 협의한 끝에 인큐베이터 옆에는 항상 누군가 자리를 지키면서 세포들과 대화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중 생쥐와 개, 가능하면 원숭이까지를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척수부상 치료법을 시험할 예정인 황 교수는 동물시험이 성공을 거둘 경우에는 2, 3년뒤 한국과 미국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황 교수는 "이 놀라운 기술이 우리 세대 뿐만 아니라 우리 어머니의 세대에도적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하루속히 실용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을 드러냈다.

황 교수는 이 연구를 "난치병 환자의 치료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성스럽고 순수하며 신실한" 작업이라고 칭하면서 관련 특허는 모두 한국정부의 소유이며 자신이연구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나는 역사에 순수 과학자로 이름을 남기고 싶으며 모든 인류에게 이 기술이 적용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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