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재규 자작 한시 '丈夫恨' 공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해 사형당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변호했던 강신옥 변호사가 31일 김씨가 쓴 한시를 공개했다. 이 시는 '장부의 한'이란 뜻을 담은 '장부한(丈夫恨)으로 강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60여쪽 분량의 접견록에 포함돼 있다.

원문은 '안하준령복백설(眼下峻嶺覆白雪) 천고신성수감침(千古神聖誰敢侵) 남북경계하처재(南北境界何處在) 국토통일불성한(國土統一不成恨)'으로 총 28자로 구성된 7언절구 형식이다.

번역하면 "눈 밑에 펼쳐진 험준한 고개에 흰 눈이 덮여 있어/오랜 세월의 신성함을 누가 감히 침범하랴/남과 북의 경계가 어디에 있으랴/국토의 통일을 못 이룬것이 한이 될 뿐"이라는 뜻이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시는 1980년 2월께 김씨가 "오래 전에 지은 시"라면서 면회온 자신에게 직접 적어주었던 것으로 당시 김재규의 심경을 절절하게 표현하고있다.

한편 강 변호사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김형욱 실종사건의 핵심 배후 세력으로 김재규를 지목한 데 대해 "김재규는 김형욱의 살해와 관련이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김씨 변호를 맡을 당시 "김씨는 수차례 김형욱 실종사건은 전혀 모르는 일이며 나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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