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60대 장애 노인을 상습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정신지체 장애에 거동까지 불편한 할머니를 간병인이 발길질을 하는가 하면, 휠체어에 머리를 부딪혀 고통을 호소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심지어 두 발을 잡고 바닥에 질질 끌기도 하는 장면들이 CCTV 화면에 잡혔다. 버릇을 고친다며 할머니를 세 차례나 독방에 가둔 사실도 확인됐다. 불한당도 이런 불한당이 없을 정도다.
얼마 전 산부인과 병원의 신생아 학대 사건의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노인요양원에서 일부 간병인에 의해 이런 짓거리가 벌어졌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정성껏 돌봐주겠다는 말을 믿고 1년째 매달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내며 할머니를 이 요양원에 맡겨온 가족들의 분노는 오죽할까.
급속한 고령화로 우리 사회에서도 치매 등 장기 요양이 필요한 노인성 질환자나 장애 노인, 홀몸 노인 등 노인요양시설 이용자가 급증할 전망이다. 물론 가족처럼 잘 돌봐주는 요양원들도 많이 있을 것이나 이번처럼 심신이 연약한 노인들을 함부로 다루고 학대하는 곳이 더 이상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직업 윤리가 철저하지 못한 간병인의 개인적 과오가 크지만 요양원의 관리'감독 소홀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꽤 수익성 있는 여성 직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간병인은 현재 여성회관'복지회관'YWCA 등 사회단체나 복지기관에서 일정 기간 훈련을 거쳐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별한 자격이나 제한이 없으므로 이번 같은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여지가 있다. 가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철저한 관리'감독 시스템의 요양원과 간병인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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