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인 무료진료 인술…박언휘 내과원장

"장애인이나 무의탁 노인,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등 소외된 이웃에 작은 인술을 펴고 싶어요."

당장 눈앞의 돈벌이에만 급급한 세태속에서 '슈바이처'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박언휘(46·여) 내과 원장. 울릉도에서 태어난 박 원장은 어릴 적 몸이 너무 약해 몇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고, 주위의 친구들도 의료사각 지대에서 고통받는 것을 보고 의사의 꿈을 키웠다.

"의대 2학년때 부친의 사업실패로 의사의 꿈을 포기한 적도 있다"는 박 원장은 "어린 시절 의술을 배워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초심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이 본격적으로 장애인 무료진료에 나선 것은 10여 년 전부터. 가난한 사람은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지만 장애인들은 바깥 나들이가 어려워 제때 진료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직접 가정방문을 통해 이들의 치료에 매달렸다.

2001년에는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의료봉사단장을 맡아 장애인들에 대한 진료활동에 쓰이는 경비와 약값까지 자신의 사비를 털었다. '무슨 꿍꿍이 속이 있는게 아니냐'는 주위의 시선에도 결코 개의치 않았다. 모 종합병원에 근무할 때도 돈 없이 찾아온 환자들의 진료비를 자비로 내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책무를 다했다.

그러나 변변한 진료장소가 없어 장애인들에게 늘 미안한 생각을 가졌던 박 원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병원을 개원, 당당히 무료진료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박 원장은 병원 곳곳의 턱을 없애 휠체어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했으며, 장애인용 침대와 진찰대를 따로 마련해 장애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요즘도 박 원장은 하루종일 병원 진료를 마친 뒤 장애인시설, 복지회관, 고아원을 찾아 무료진료를 베푸는 등 바쁜 일상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의사가 즐거워야 환자를 진정으로 잘 대할 수 있다"는 박 원장은 "앞으로 장애인·무의탁 노인 전용 병원을 만들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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