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의 노동가치는 단순 육체노동이 아니라 특수한 조건에서 일하는 특별 인부의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21 단독 이정렬 판사는 7일 주부 김모(41)씨와 남편 등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보험사 D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김씨에게 2천2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총 6천6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주부의 노동을 일반 노동자와 달리 봐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은 있었지만 주부의 노동가치를 이처럼 구체적으로 산정하기는 처음이라고 법원은 설명했다.
이 판사는 결정문에서 "주부들은 가정에서 요리, 세탁, 육아, 자녀교육뿐 아니라 가정의 미래설계 등 경영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주부를 단순 육체노동을 하는 보통 인부로 보는 것은 부당하며 업무성격상 특수한 작업조건에서 일하는 특별 인부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사는 "원고 김씨는 가정주부 업무 외에도 정신지체장애 2급인 딸을 보호하는 업무까지 했기에 특별 인부의 일용 노동임금인 1일 6만5천734원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통상 주부의 노동가치는 도시 보통 인부의 임금(2003년 상반기 일일 5만580원)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왔다.
김씨는 남편이 몰던 차를 타고 2003년 1월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이석리 앞 도로를 지나다 중앙선을 넘은 소형 승합차와 부딪쳐 부상, 보험사 D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D사가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액을 줄이려 하자 1억2천여만 원의 손배 소송을 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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