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농사는 지어야죠."
노양우(45)씨는 대구 성서에서 성주 선남면 도흥리를 8년째 오가며 '출퇴근' 참외농사를 짓는다.요즘 같은 수확기엔 새벽 5시에 '출근'하고 자정이 넘어서야 퇴근한다. 그 역시 자녀 교육 때문에 대구 성서에 아파트를 장만했다. 아내는 아이들 아침 식사와 등교를 책임지느라 2시간 늦게 출근하고, 저녁 일찍 퇴근하고 있다. 노씨는 일이 많을 때는 도흥리 방천걸 고향집에 머물며 농사에만 전념하고 있다.
130가구가 모여 사는 방천걸엔 노씨처럼 대구 성서와 고향을 오가는 농민이 4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자녀를 둔 40, 50대 농민 대부분이 대구 성서에 아파트를 구입했다. 면내에 중·고교가 단 하나밖에 없고 대구와 학력차가 커 초교 3, 4학년만 돼도 대구 성서로 이사한다는 것.
농민들은 "출퇴근 농사는 최근 부쩍 늘었다"며 "초교 자녀들 사이에서 '니는 언제 성서 나가노'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했다.이곳 농가들이 대구 성서에서 출퇴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배경에는 '고소득'과 대구와 맞닿은 지리적 여건이 있다.
농민들은 선남면뿐만 아니라 성주 참외농가의 절반 이상은 대구 성서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과 함께 재테크를 위한 것.
성서까지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교통이 편리해 평소에도 성서 할인점과 시장을 이용하는 참외 농가들은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성서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선남면 관계자는 "'참외농가의 대구 아파트만 전부 팔아도 성주군 부채를 몽땅 갚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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