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약, 대구 지식인 사회까지 파고들어

마약이 지식인 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에 적발되는 마약밀수범이 늘어나고 압수량도 지난해보다 최고 20배가량 급증하고 있다.

대구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7일 소포로 위장해 캐나다산 대마 14g을 인터넷을 통해 국제우편으로 배달받아 집에서 상습적으로 피운 모 전문대 교수 고모(32)씨를 구속했다. 고씨는 검찰에서 "미국 유학 생활 중 가끔 피우다가 귀국한 이후 어려운 시간 강사 생활을 거쳐 정식 교수로 임용되니 목표 달성 이후 오는 허탈감 때문에 대마에 손대게 됐다"고 털어놨다. 역시 같은 수법으로 캐나다산 대마 10g을 우편 밀수해 피운 영어학원 강사 문모(25)씨도 최근 검찰에 구속됐다.

최근에는 대구에서 승진 시험 압박에 시달리던 공무원 김모(48)씨 등 2명이 히로뽕에 손을 댔다가 검거됐으며 중견 회사 간부 최모(44)씨도 구조조정 스트레스로 대마를 피우다가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귀국한 유학생 중 일부가 현지에서 피운 대마 맛을 잊지 못해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안정적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만 거래, 적발이 어렵다고 검찰 마약수사관은 밝혔다.

한편 대구지검이 올 들어 5월 말까지 관내에서 적발한 마약밀수는 모두 6건으로 히로뽕 압수량은 470.68g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건 적발, 압수량 206.2g보다 두 배가량 늘었으며 특히 대마의 경우 185.51g을 압수, 지난해 9.2g에 비해 무려 20배가량 급증했다.

손영기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은 "마약 밀거래 방법이 다양화·지능화되면서 마약사범의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직업도 교수, 학원 강사, 회사 간부 등 지식인 사회로 넓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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