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우리나라에서 강간 발생은 1만365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성범죄는 여성에게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동안 경찰 수사, 의료기관의 응급처치, 법의학적 증거확보, 정신적 피해 대책 등이 협조적으로 이뤄지지 못했고, 성폭력에 대한 수사와 의료진의 전문성이 결여돼 성폭력 범죄에서 법적 증거의 확보가 어려웠다.
또 성폭력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유발케 하는 등 인권침해와 성폭력 피해자의 사후 대책도 미흡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의료기관들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별도로 교육받은 인원을 양성할 책임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이다.
성폭력 피해자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00년에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3시간 이상 응급실에 방치했고, 임신예방약을 투여하지도 않았으며, 법의학적 증거 확보도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결과 강력한 용의자인 연쇄강간범을 처벌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지자 주정부 당국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성폭행 피해자를 제대로 처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그 병원에 4만6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법이 개정됐고, 모든 병원에서 성폭력 범죄 증거물 확보 프로그램을 갖추도록 했다.
성폭력 대응팀은 최소한 검·경찰, 변호사, 형법학자, 범죄학, 법의학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팀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성폭력 피해 사실 확인(사건 조사), 의학적 치료, 법의학 및 생물학적 증거 채취, 정신과적 심리 상담, 법률적 상담 및 지원에 이르기까지 협조적 접근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의료기관, 수사기관, 상담소, 보호시설 등과 통합된 연계체계를 구축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피해자의 사회 복귀를 도와줘야 한다
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성폭력 범죄에서도 결정적인 물증인 법의학적 증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물증이란 진술이 필요 없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진술만으론 법정에서 범인의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 매우 어렵다.
결정적인 법의학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의학적 검사를 시행하는 의사나 간호사가 성범죄 피해자 조사에 관한 많은 지식을 갖추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강간은 여성에게는 살인과 마찬가지인 흉악 범죄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대응으로 확고한 법의학적 증거 확보로 범인을 응징함으로써 파렴치한 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각 종합병원에 성폭력 대응팀을 구성하여야 할 것이다.
채종민(경북대 의대 법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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