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번국도 노선 따라 울고 웃고…

4차로로 확장·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경북 동해안 7번 국도 노선 때문에 인근 소규모 읍·면 지역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영덕군 영해면 성내리 등 영해 시가지 주민들은 지난 99년 착공한 도곡∼병곡면 거무역리 간 8.16km 7번 국도 4차로 확장 개통을 한달 앞둔 요즘 조금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영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성식(58)씨는 "7번 국도 영덕읍 시가지 통과구간이 당시 기존노선이 아니라 우회하면서 차량이 시가지로 진입하지 않아 지역경제가 몰락했었는데 영해도 시가지를 비껴가는 우회노선으로 공사가 끝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영해 5일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순금(57)씨도 "그래도 영해장은 동해안에서 유명해, 현재 기존의 시가지 노선을 따라 통행하던 차량들이 가끔씩 들르곤 했는데 다음 달부터 시가지에서 적잖게 떨어진 우회도로를 따라 차량들이 그대로 통과해 버릴 것으로 상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7번 국도가 4차로 우회도로로 개통된 영덕 경우 시가지 상인들이 이미 오래 전에 기대를 포기한 상태다.

차량들이 들어오지 않다보니 휴게소와 식당, 모텔 등 서비스 업종들은 아예 일손을 놓고 있다.

이와 달리 강구주민들은 비교적 푸근한 표정이다.

한때 우회도로 노선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주민들이 기존 노선을 강하게 요구해, 도로는 결국 시가지를 따라 4차로로 확장·포장됐다.

이후 공교롭게도 영덕대게가 전국 특산품으로 부상하면서 강구 시가지는 요즘 주말 등이면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강구에서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는 신삼정씨는 "7번 국도를 당시 우회도로화했다면 오늘날 강구 경제는 침몰되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설령 건설교통부가 우회도로 노선을 제의하더라도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덕·영해와 강구는 2차로 국도의 4차로 확장포장 노선 따라 어떻게 지역이 변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건교부가 앞으로 우회도로를 개설할 경우 기존도로 또한 4차로로 확장 포장시켜 주는 등의 방법으로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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