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8일 조건부 가결한 '황금네거리 동서간(중동교∼황금네거리)지하차도' 건설은 주변을 지나는 도로에 극심한 교통혼잡을 불러올 우려가 높다.
더욱이 지하차도 공사기간이 황금주공아파트 등 인근 대규모 아파트의 입주시기와 맞물리면서 출·퇴근 시간대 황금네거리, 두산오거리 등 동대구로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허술한 교통영향평가=대구시의 교통영향평가 자료는 지하차도가 개설될 경우 오는 2012년 기준 출근시간대의 황금네거리 통과차량 1대당 147.5초의 지체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하차도 미설치시 242.2초(FF등급)가 걸리는 교차로 통과시간이 94.7초(E등급)로 단축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554m에 달하는 지하차도의 입·출구 부근과 인근 도로는 지하차도를 설치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욱 혼잡해 질 것으로 분석했다. 들안길 네거리 서편(중동교 방향) 통과시간은 103.1초 더 걸리고 교차로 통과시간도 44.3초가 더 늦어진다. 성동초교 입구도 8~20초 가량 더 지체된다.
특히 들안길 네거리 서편은 지하차도가 들어서면서 F등급에서 가장 열악한 FFF등급으로 신호 대기시간이 현격히 길어지고 어린이 대공원 북편은 FF등급, 두산오거리 방면이 F등급 등으로 혼잡도가 여전하다는 것.
한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하차도를 빠져 나온 차량과 상부도로를 지나온 차량들이 다음 교차로에서 엉기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하차도 건설을 가결한 교통영향평가심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동대구로는 교통지옥?=황금주공아파트(4천200여 가구), 두산동 트럼프월드(960여 가구) 등이 당장 내년부터 입주할 예정이어서 향후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는 지하차도 공사기간 중 황금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범물·시지와 중동교 등 동서간 도로는 대혼잡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황금주공아파트 준공 이후 1천600여대, 트럼프 월드는 336대의 교통유발량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교통량에 더해 최소 2천여대의 차량이 동대구로 일대 출근길에 추가로 쏟아진다는 것.
한 교통전문가는 "차량대수의 절대적인 증가로 공사기간 중에는 우회로를 이용해 빠져나가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학 도시공학 교수는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동대구로에 또다시 대형 할인점까지 갖춘 42층짜리 아파트를 허가해주겠다는 자체가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지하차도는 아파트 건설을 통과시키려는 사업자의 방편일 뿐 교통개선 효과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황금네거리 일대 상가, 주민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 식당 업주는 "공사기간중 발생하는 영업손실도 문제지만 차량들이 지하차도로 그냥 통과하면 손님 수는 더욱 줄어들게 뻔하다"고 속상해했다. 한 주민은 "가뜩이나 황금네거리 일대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데 우회차량들이 주택가.상가로 밀려들면 골목길 혼란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한 교수는 "당장 황금주공 재건축 아파트 입주만 시작돼도 중동교에서부터 범물동에 이르기까지 교통혼잡이 뻔한데 법상 막을 도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교평을 통과시켜 준 것은 근시안적인 도시계획"이라며 "도시행정에서는 교통 소통뿐 아니라 살기 좋은 주거환경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주거복합 건물은?
(주)기안의 두산동 주거복합 건물은 860여세대에 달하는 공동주택 뿐 아니라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 할인매장(3천327평)과 근린생활시설(1천586평)이다.이 주거복합 건물은 전체 5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상 40~45층 규모다. 지상 1층에는 소매점과 편의시설, 지상 2~5층에는 주차장이 들어선다.
교통유발량은 혼잡시간대의 경우 평일(오후 6~7시)은 837대, 일요일(오후 5~6시)은 942대로 1천대에 가까운 차량이 새로 황금네거리 일대에 쏟아지는 셈이다.특히 교통혼잡지역에 대형할인점을 허가한 것은 근시안적 행정이란 비판을 낳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 황금주공 재건축과 주상복합 건물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어 가뜩이나 답답한 황금네거리에 또 대형할인점까지 갖춘 42층 건물이 들어서면 주변도로는 교통지옥으로 변할 우려가 크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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