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과 종교, 언어는 다르지만 지구촌의 한 식구나 다름없는 많은 사람과 만나고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습니다.
"
지난 2000년 8월 고향인 캐나다 퀘벡을 출발해 4년 10개월의 여정 끝에 한국에 입성, 서울에 머물고 있는 프랑스계 캐나다인 르네 월릿(55)씨는 '세계 시민'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게 자전거 여행의 매력이라고 털어놨다.
월릿씨가 거쳐온 곳은 6개 대륙의 54개국으로 거리만 해도 장장 7만여㎞.
캐나다-미국 등 북아메리카를 시작으로 남아메리카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이집트, 유럽의 그리스, 프랑스, 덴마크, 오세아니아의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의 중국, 인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 각 나라의 구석구석을 돌았다.
바다를 건널 때 비행기를 이용한 걸 제외하곤 취사도구와 1인용 텐트, 지도, 여행일지를 실은 '애마(愛馬)'인 자전거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추위와 더위, 변덕스런 날씨 등 온갖 시련과 싸우며 중단없이 페달을 밟았던 것.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여행할 때는 돌을 던지며 강도로 돌변한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고 탄자니아에선 심한 화상을 입어 한동안 여행을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호주에선 뉴질랜드로 가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부 내전 지역을 통과할 때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살얼음판 여정은 계속됐다
그러나 월릿씨는 이런 악조건과 체력의 저하를 무릅쓰고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냈기에 결국 긴 여로의 종착역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일본을 거쳐 지난달 31일 부산에 도착, 4일간 자전거를 타고 지난 4일 서울에 도착한 월릿씨는 8일에는 판문점 부근의 임진각을 다녀왔고 대한항공의 도움을 받아 오는 13일 미국 알래스카로 이동, 마지막 캐나다 횡단을 거쳐 내년 초 9만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퀘벡의 건설회사 마케팅 직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월릿씨가 20대의 젊은이들도 엄두를 내기 힘든 험난한 여행을 실행에 옮기게 된 건 더 늦으면 어릴 때부터 품어왔던 세계 일주의 꿈을 이루지 못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월릿씨가 가장 힘들었던 건 여행을 가로막는 악조건이 아니라 캐나다에 있는 20세의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 등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다는 설명.
월릿씨는 "대화는 통하지 않지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 용기를 얻었다.
한국 사람들도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줬고 음식도 맛있었다.
자전거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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