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갓진 땅 울진에는 인물이 많다. 춥고 배고파 강건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먹고 입을 것이 부족해 많은 이들이 일찍 고향을 떠났다. 군민이 6만2천 명인데 서울에 사는 울진사람이 5만 명이나 된다.
남해일(南海一) 해군참모총장은 요즘 울진의 최고 자랑이다.
지금까지 울진에서는 투 스타가 최고였던 만큼 '처음으로 4성 장군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이름값을 했다.
바다(海)의 일등(一), 곧 해군참모총장이 됐기 때문이다.
김창호(金蒼浩·49) 국정홍보처장도 고향을 빛낸 인물에 낀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전문기자로 활동하다 최근 처장으로 발탁됐다.
이 시대의 주요 담론에 대부분 참여, 변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김중권((金重權·66) 전 민주당 대표와 김명윤(金命潤·81) 한나라당 상임고문, 김진세 전 대전고검장도 이제 활동력은 약화됐지만 빼놓을 수 없는 울진 사람이다.
국회의원을 지낸 김명윤 고문은 형 김광준씨가 제헌의원을 지내 '형제 국회의원'으로 유명하고, 아들 김경호씨가 재경부에서 홍보관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17대 국회의원들 중 울진 출신이 4명이나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구인 김광원 국회 농수산위원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주성영, 주호영, 송영선 의원이 그들이다.
14대 때도 이학원 등 의원이 4명 있었다.
척박한 땅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입지전적 인물이 유독 많다.
재경 향우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철(李相喆·52) 미리넷 회장을 비롯해 세계적인 기업가인 권영호(權榮浩·64) 인터불고 회장, 장상욱 (주)진우 사장, 양용득 전 대법관과 사돈을 맺은 박부권(朴富權·54) KT링커스 사장 등이 그들이다.
권영호 회장은 원양어선을 타다가 기업가로의 변신에 성공, 동명장학재단을 설립해 울진 출신 대학생들의 장학금을 도맡고 있다.
장상욱 사장은 고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나 휴대전화와 컴퓨터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를 차려 유망 중소기업인, 신지식인에 선정되는 기업가로 입신했다.
멋과 여유를 지닌 사람들도 많다.
작고한 육관도사 손석우(孫錫佑)씨의 고향이 울진. 또 히트한 TV드라마인 '허준' '올인' '폭풍속으로'를 쓴 방송작가 최완규(41)씨도 울진인이다.
한국화가인 이호신(李鎬信·48) 성균관대 미술학과 강사는 전국의 명승 고적을 찾아 다니며 그린 '발로 쓴 그림일기'로 유명하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김명인(金明仁·59)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시집 '바닷가의 장례' '바다의 아코디언' '저 등나무 꽃 그늘 아래'를 통해 바닷가 고향의 토속적 정서를 읊었다.
장한기(張漢基·74) 전 동국대 예술대학원장의 가족은 온통 학자다.
연극영화과 교수로 동국대 출신 연예인은 대부분 그의 제자이다.
부인이 백경남(白京男) 동국대 정외과 교수, 아들이 장승화(張勝和·42) 서울대 법대 교수, 며느리가 판사 출신인 이지수(李知修·41)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이다.
최근 '백두대간 종주'가 유행하고 있다.
여성 가운데 가장 먼저 백두대간을 종주한 이가 남난희씨. 지리산에서 차를 생산하고 찻집을 운영하는 남씨는 남봉우 내일신문 기자의 누나다.
유리지(劉里知·60) 서울대 미대 교수의 아버지인 고 유영국 화백은 현대미술의 개척자로 불리며 그림이 호당 1천만 원을 호가한다.
종도가 200만 명에 이르는 천태종은 울진 인사가 리더다.
도용(道勇) 종정, 운덕(雲德) 총무원장, 주증산 중앙종회(의회격) 의장이 모두 울진인이다.
운덕 총무원장은 20여 년째 총무원장직을 맡고 있다.
주증산 의장처럼 공교롭게도 조계종 중앙종회 회장인 지하(智霞) 스님도 울진 출신.
강단있는 사람도 적잖다.
NGO의 리더격인 김혜정(42)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과 반핵운동을 주도한 남상민(38) UN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환경담당관이 그들이다.
김씨는 여성으로서 첫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으로 울진반핵운동청년협의회를 만들어 남 환경담당관과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성공한 경제인들도 많다.
남용(南鏞·57) LG텔레콤 대표는 우리나라 100대 CEO를 꼽을 때 빠지는 법이 없다.
탁월한 실력으로 'LG의 브레인'으로 정평났다
삼성생명 부사장, 강원생명 사장, 한일은행보험 대표를 지낸 전광로(田光輅·72)씨는 대표적인 보험인이다.
이상근 일화콘도 사장, 이기영 LG화재 사장도 '실력'을 공인받고 있다.
이외에도 남현동(南賢東·57) 푸른2상호저축은행 대표, 이동욱(李東郁·62) 삼보컴퓨터 고문, 남상명(南相明·57) 필코전자 상임감사, 황원철(黃源哲·61) 포스렉(포스코 자회사) 대표, 주운하(59) 산은캐피탈 고문, 황상구 유선정보통신 사장, 김해윤 수안보파크호텔 사장, 안용국(48) 에이스인더스트리 대표 등이 경제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직에는 윤영대(尹英大·59)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주기동(朱基東·48) 특허법원 부장판사, 주상용 서울시경 수사부장, 박광무(朴光武·51) 과장, 남장수 국정원 인천공항분실장, 김인택 서울시경 과장 등이 있다.
특히 윤영대 부위원장은 재경부 예산총괄실장, 통계청장을 지내며 고향에 대한 예산에 많이 신경써 인심을 얻었다.
언론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
김화헌(金和憲·63) 조광출판인쇄 고문이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다.
전종건(田鍾健·53) MBC애드컴 사장도 뜨겁게 일하고 있다.
김광현(金光顯·48)씨는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지금은 광고영업부국장으로 뛰고 있다.
임병국(林炳國·57) 전 언론중재위원회 민간언론피해상담센터 실장, 이동춘 전 한국방송광고공사 부산지사장도 범 언론인으로 분류된다.
학계에는 국제정치학에 밝은 장달중(張達重·57)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가 있다.
김용담 대법관과 사돈이고, 부인이 이혜경(李惠炅·57)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연세대 교수를 지내다 최근 발탁됐다.
서울 성북구청장을 역임하는 등 관가에서 널리 이름이 알려진 전찬명(田燦明)씨는 서울시립기능대학 학장으로 일했다.
이외 황윤석(黃允錫·65) 서울대 독문과 교수는 평해 황씨 지파의 종손이고, 황윤원(黃潤元·51)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는 한국행정연구원장을 지냈다.
법조계엔 강원도 춘천지법 영월지원장을 지낸 전병식(田炳植·53) 법무법인 한중 대표변호사,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김창웅(金昌雄·61) 변호사와 현직에 박형수(朴亨修·41)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부장 검사가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사진: 재경울진향우회 회장단이 지난달 27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7월 울진에서 열리는'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지원방안을 논의했다. 김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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