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핵문제가 여전히 불투명한 시야 속에 가려져 있는 가운데 평양 주민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맞고 있었다
10일 오전 7시, 평양 주민들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거나 첫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평양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구역마다 하나씩 들어선 시장 건물이다.
대동강변에 위치한 중구시장은 파란색 지붕의 대형 창고로 오전 7시30분부터 주민들이 모여들어 북적거렸다.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상점과 달리 개인이 매대를 임대해 갖가지 생필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고 흥정도 가능하다.
많은 주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시장을 이용해 먹을거리를 마련하고 필요한 물건도 구입하고 있었다
8시면 시장을 찾는 발길도 뜸해지고 주민들은 가정과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모두 평소 직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작업복을 입고 향하는 곳은 평양 인근의 협동농장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는 모내기 등 농촌을 지원하는 '총동원' 기간. 수도 평양 주민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직장별로 지방으로 지원을 가거나 교외의 협동농장에서 농사일을 돕는다.
교외 농장의 모내기는 거의 끝났고 지금은 주로 밭농사를 거들고 있다
북한 당국의 한 관계자는 "보통 6월 중순까지 총동원 기간이고 하루에 보통 6시간 정도 농장에서 작업한다"고 밝혔다.
평양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은 줄었지만 곳곳의 개보수 작업은 한창이다.
노동자들은 오래된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건물의 페인트 칠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으며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가로수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잡초를 뽑는 등 일손을 돕고 있었다.
오는 14~17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6·15 통일대축전에 앞서 도로를 정비하고 있었지만 축전과 관련된 문구는 아직 눈에 띄지 않았다.
평양 시민들의 표정은 당국의 강경한 핵정책과 달리 비교적 밝고 자유로웠다.
평양 정성수액제공장 준공식 참가를 위해 방북한 남측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여유도 보였다.
방북단은 또 북한 상점의 판촉 활동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평양금강산판매소 직원들은 남측 일행에 달러나 유로로 가격이 표시된 다양한 관광상품을 보여줬다
판매원들은 10달러나 10유로어치를 사면 조그만 상품을 끼워주기도 하고 2개를 사면 깎아준다는 말도 자연스레 건넸다.
관광상품은 판매소뿐 아니라 만수대창작사, 청춘전시관 등 웬만한 관광코스에는 모두 구비돼 있고 호텔 내 판매소는 24시간 운영하고 있었다.
평양 인근 관광지의 판매원들은 남측 관광객들에게 "어떤 상품을 판매하면 좋은 수입을 올리겠는가"라며 넌지시 자문을 구하기도 해 7·1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급격히 달라진 주민들의 '경제마인드'를 보여줬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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