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不倫) 몰래카메라 협박'에 50여 명의 공직자들이 불문곡직하고, 최고 1인당 500만 원씩 모두 1억3천여만 원을 뜯긴 사건은 공직 사회가 그만큼 부도덕하다는 걸 단적으로 입증해 준다. 범인이 장난 삼아 전국의 5급 이상 공무원이나 공기업 간부 1천여 명에게'묻지마 협박'전화를 했더니"이렇게 순순히 돈을 부쳐 주더라"고 토로한 대목에선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다. 만약 장난 삼아서가 아니라 치밀한 계획 범죄였다면 엄청난 사건이 될 뻔한 사안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이런 모방 범죄가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도 충남 논산의 공기업 간부가 협박 내용을 녹음해 경찰에 넘긴 결과 범인이 검거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지 그게 아니었다면 그냥 묻힐 뻔한 범죄였다.
지난번에도 특정 공직자들을 상대로 한 유사한 범죄가 있었다. 그때도 공직자들은 순순히 돈을 내놓았다. 이는 뭘 의미하는가. 우선 좁게 보면 공직 사회에 만연된 불륜의 한 단면이 표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그 뒷면에는'공직의 부패'가 아직도 그만큼 심각하다는 걸 은연중 시사해 주고 있다. '말썽 나면 좋을게 없다'는 근저에는 공직 사회가 그만큼 부도덕하고 불건강하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 결국 역대 정부의 부패 척결은 그야말로'선언'에 불과할 뿐'곪은 속'의 치유는 좀처럼 어렵다는 걸 웅변해 주고 있다.
범인이 비단 약점 많은 공직자만 겨냥한 결과였지만, 만약 그 대상을 더 넓혔더라면 어떠했을까. 경중(輕重)은 있겠지만 어느 직역(職域)이든'불륜'부패'앞에'결단코 아니다'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성도덕 문란'의 현주소를 의미하고 더 나아가 부패 등'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강력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