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車부품 베트남 판로 '물꼬'

'빔 코리아' 23일 설립등기키로

옛 삼성상용차 설비 인수업체인 베트남 빔(VEAM)사(社)가 2006년 양산과 동시에 필요한 부품을 대구·경북지역에서 조달하기 위해 부품조달법인을 대구에 설립하기로 대구도시개발공사와 합의, 오는 23일 법인등기를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역내 부품업체들이 베트남에 대한 부품 판로를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빔사 양 웬탄 사장과 이중근 대구도시개발공사(이하 도개공) 사장은 10일 대구 북구 고성동 도개공 본사에서 '계약이행 합의서'에 조인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빔사는 대구시내에 부품조달법인인 빔 코리아를 설립, 23일 대구지방법원에 법인설립등기 신청을 내기로 했다.

빔 코리아는 빔사가 97만 달러를 자본금으로 투자, 50%의 지분을 갖고 옛 삼성상용차 설비 해체업체로 참여한 서경엔지니어링이 45%, 대구의 차부품유통업체인 한스부품이 5%의 지분을 갖고 참여한다고 도개공은 밝혔다.

김찬수 도개공 기획팀장은 "빔은 인수한 옛 삼성상용차 설비를 베트남으로 갖고간 뒤 2006년 하반기쯤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상당 부분의 부품을 상용차 부품 생산경험이 있는 대구경북지역 업체에서 조달할 예정"이라며 "대구시는 지역 부품업체들의 판로개척을 위해 지난해 베트남을 인수업체로 결정했으며, 부품조달법인의 역내 설립을 계약 의무이행사항으로 넣었다"고 했다.

빔사는 또 이날 합의서를 통해 다음달 15일까지 설비 및 건물에 대한 이전을 완료키로 약속, 첨단기업이 들어오는 옛 상용차 부지 개발이 속도를 탈 수 있도록 했다.

11일 현재 설비 해체 작업진도는 95%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상용차'는 파산 4년8개월여 만에 대구를 완전히 떠나게 됐다.

삼성상용차는 삼성그룹이 1995년 3월 대구 달서구 파산동(올해부터 '호산동'으로 개칭)에 착공, 1996년 4월 준공됐으며 1998년 1월엔 소형트럭이 출시되는 등 쌍용자동차 구지공장과 더불어 대구시민들에게 '완성차 생산 기지'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었다.

그러나 삼성상용차는 결국 2000년 11월 파산했으며, 이후 베트남에 매각됨으로써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한편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설비 이전이 다음달 끝나는 대로 '옛 삼성상용차 부지'라는 명칭을 변경, 첨단기업 전용공단에 맞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할 방침이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사진: 옛 삼성상용차 설비를 인수한 빔사가 23일 부품조달법인인 빔코리아의 등기를 하고 다음달 15일까지 설비를 베트남으로 완전이송키로 했다. 사진은 해체작업이 끝나 이송대기 중인 옛 삼성상용차 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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