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영화배우 러셀 크로가 지난주 뉴욕의 한 호텔에서 홧김에 종업원에게 전화기를 집어 던지는 사고를 일으키자 백악관 측이 이튿날로 예정됐던 조지 부시 美대통령과의 만찬 약속을 취소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크로(41)는 사고 이튿날 자신의 최신작 '신데렐라 맨'의 시사회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 부시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한 뒤 백악관에서 손님으로 하룻밤을 묵고 나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뉴욕 머서 호텔에서 크로가 종업원에게 전화기를 집어던지는 사고를 일으킨 직후 백악관 측은 급히 크로에게 전화를 걸어 부시와 예정돼 있던 모든 일정의 취소를 통보했다.
백악관 측의 이 같은 조치는 부시 대통령이 중대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크로를 감싸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크로가 부시 대통령과 로라 여사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스스로 약속을 취소했다는 식으로 정리가 돼 발표됐다.
미국 내 유명 배우들에게도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기회를 물거품으로 흘려버린 크로는 대신 뉴욕의 한 호텔에서 부모와 조촐하게 만찬을 했다고 호주 언론들은 밝혔다.
크로는 지난 6일 새벽 4시 20분께 머서 호텔에서 호주로 전화를 하려다 전화가 되지 않자 전화기를 뽑아들고 현관으로 내려와 호텔 종업원 네스토르 조시 에스트라다의 얼굴에 던져 상처를 입힌 혐의로 최고 8년형까지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크로는 런던에서 열린 호주 선수의 세계타이틀전 복싱 경기를 관전한 뒤 뉴욕에 도착, 한 호주 스타일 바에서 4시간여 동안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다 호텔로 돌아와 집에 전화를 걸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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