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20세 이하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스위스와의 첫 판에서 투지를 보였으나 실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분패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새벽 네덜란드 에멘의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F조 조별리그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 '마스크맨' 신영록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고란 안티치, 요한 볼란텐에게 2골을 내줘 1대2로 아쉽게 패했다.
아시아권에서 '세계적인 선수'의 면모를 과시했던 박주영은 비가 내린 날씨와 상대의 집중 마크,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출전에 따른 체력 저하 등으로 기대했던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유럽의 복병으로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까지 지목된 스위스는 한국이 넘어서기에는 쉽지 않은 팀이었다.
스위스는 강한 체력을 앞세운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에다 정교한 패스까지 겸비, 경기 내내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이로써 앞선 경기에서 같은 조의 브라질과 나이지리아가 득점없이 비김에 따라 조 4위로 처졌다.
뼈아픈 패배를 당한 한국은 16일 새벽 3시30분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굵은 빗줄기 속에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박주영-신영록을 투톱에, 백승민-백지훈-이요한-김승용(왼쪽부터)을 미드필더로, 박희철-김진규-이강진-오장은을 포백으로 놓는 4-4-2 시스템으로 볼란텐, 필리프 센데로스 등 빅 리거들이 포진한 스위스와 맞섰다.
한국은 전반 22분 레토 지글러의 강력한 프리킥 슛을 골키퍼 차기석이 막아내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고 턱뼈 골절에도 마스크를 쓰고 투혼을 불사른 신영록이 곧바로 행운의 첫 골을 잡아냈다.
신영록은 전반 25분 백승민의 패스를 받은 백지훈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날린 슛이 스위스 골키퍼 다니엘 로파르의 손에 맞고 굴절돼 문전으로 흐르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어 골 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그러나 실점 만회에 나선 스위스의 거센 반격에 갑자기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무너졌다.
한국은 오른쪽이 뚫리며 5분 사이에 스위스 투톱 안티치와 볼란텐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았다
안티치는 전반 28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한국의 오장은을 제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 33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 온 크로스를 볼란텐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슬라이딩 논스톱 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후반 포백을 스리백으로,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두는 3-4-1-2 시스템으로 전환한 뒤 반격에 나섰다.
박주영은 후반 4분 수비 진영에서 볼을 차단한 뒤 질풍같은 드리블로 상대 문전까지 돌파했으나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수비수에 걸려 넘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박주영은 또 후반 15분 가슴 트래핑에 이은 논스톱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후반 24분에는 교체멤버 박종진이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로파르의 선방에 막혔고 후반 31분에는 백지훈이 때린 회심의 왼발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비켜나갔다.
E조에서는 콜롬비아가 바손 란테리아, 프레디 구아린의 골로 이탈리아를 2대0으로 꺾었고 시리아와 캐나다는 1대1로 비겼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2005세계청소년축구대회 13일 전적
△F조 한국(1패) 1-2 스위스(1승)
브라질(1무) 0-0 나이지리아(1무)
△E조 콜롬비아(1승) 2-0 이탈리아(1패)
시리아(1무) 1-1 캐나다(1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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