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길 돌리면 우린 어떡하라고…"

빗물 유입량 급증 피해 우려

"물길을 죄다 우리 마을 쪽으로 돌리면서 공사에 따른 협의조차 한번 하지 않은 것은 너무한 것 아닙니까?"

김천시 덕곡동 속칭 호동마을의 120여 가구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 같다.

마을 주변에 공사 중인 경부고속도로 차로 확장으로 물 흐름이 확 바뀌어 일대 빗물이 모두 마을 쪽으로 유입돼 80여 ha의 호동들과 축사 등 침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호동들 앞쪽으로 경부고속도로 김천-영동 간 6차로 확장공사와 상·하행 휴게소 신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산 일부가 절개되고 배수로 대부분이 호동들 쪽으로 놓여 호동들의 빗물 유입량이 급증했다는게 주민들 주장이다.

게다가 신설될 휴게소의 오수마저 호동들로 유입되면 호동들의 좁고 낡은 수로로는 엄청난 양의 빗물을 감당할 수 없어 침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이곳에서 벼 농사를 짓고 젖소를 키우는 이양우(48)씨는 "고속도로공사로 호동들로 유입되는 빗물 양이 7, 8배 더 늘었다.

지난해 여름 많지 않은 비에도 수로가 범람해 600여 평 논이 침수됐는데 올해도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호동마을의 김상규(66) 이장은 "설계를 변경해 배수로를 바꾸든지 고속도로공사 현장의 배수관을 감천 쪽으로 바로 연결해 호동들 쪽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을 줄여 주든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한국도로공사 등에 보냈다.

경부고속도로 영동~김천 건설사업소 측은 "조만간 주민 설명회를 갖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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