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교 3학년생 가운데 1학기 수시모집을 생각하지 않는 수험생은 별로 없다. 많은 수험생들이 수시는 덤으로 주어지는 기회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응시하면 되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제 수시는 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덤으로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지원할 대학의 전형 요강에 맞춰 치밀하게 준비해온 학생들만이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 1학기에서는 전체 정원의 6%만 뽑는다. 따라서 성공의 확률이 매우 낮다. 입시전문가들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지원해 시간을 낭비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기보다는 차라리 2학기 수시와 수능 공부에 몰두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말한다. 생산적인 1학기 수시 지원을 위한 전략을 알아본다.
◇ 수시 1학기 전형방법
2006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는 전체 모집 정원의 48%를 선발하는데 1학기 수시는 112개 대학에서 2만6천849명(약 6%)을 선발하고, 2학기 수시는 183개 대학에서 16만1천363명(약 42%)을 선발한다.
수시 1학기 가운데 일반전형은 56개 대학에서 수시 1학기 정원의 25.5%인 8천234명을 선발한다. 특별전형은 대학별 독자적 기준 1만148명 등 1만8천615명을 뽑는다.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2천639명, 실업계고 출신자 특별전형 2천580명,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220명,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109명 등 모두 5천548명을 선발한다.
◇ 수시 1학기 전형 특징
지난해 고교등급제 파동으로 명문 사립대들이 실질적인 내신 반영 비율은 줄이고 있으며 그 대신 논술, 구술, 심층면접, 적성고사와 같은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예를 들면 중앙대는 1단계에 학생부로 일정 배수를 뽑고 나서 2단계에서는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업적성논술과 면접시험으로 최종 선발한다. 고려대는 일반전형의 논술이 70%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강대는 1단계 전형에서 논술(영어 혼합형) 전형비율이 40%이다.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은 수시 전형에서 처음으로 논술을 실시하고, 홍익대는 전공적성검사를 신설했다.
게다가 논술 및 면접'구술 고사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논술의 경우 일반 논술에서 학업 적성 논술이나 언어 논술, 수리 논술 등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논술로 바뀌고 있다. 또 지문에 영어 제시문이 대폭 확대되는 추세다. 면접'구술고사도 시사 중심 문제에서 기본 교과 지식을 묻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어 교과과정에 대한 내용 정리가 중요하다.
학생부의 영향력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외형상 학생부 비중은 경희대가 50%에서 40%로, 아주대가 30%에서 20%로, 한국외대가 48%에서 30%로, 홍익대가 60%에서 40%로 줄어들었다. 반면 연세대는 60%에서 70%로, 한양대는 20%에서 30%로 늘어났다.
◇ 전형 유형별 분류
수시에서의 대학별 전형 방법이 복잡'다양하다고 하지만 주요 전형요소는 학생부와 심층면접 혹은 논술고사 및 적성검사 등이다. 이를 중심으로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수험생들은 이같은 전형 특성과 자신의 강점 등을 면밀히 비교해 대학을 선택하고 전형을 준비하는 것이 한층 효율적이다.
▲ 학생부 비중이 큰 대학
서울대, 연세대 등이 해당된다. 특히 서울대는 작년에 처음 도입한 의 경우 교과 성적으로 1단계에서 모집 정원의 2배수 정도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도 교과 성적을 80% 반영한다. 연세대는 에서 학생부 70%, 면접'구술고사 15%, 서류 15%를 일괄 합산하여 선발한다. 따라서 서울대 과 연세대 은 학생부 비중이 아주 높은 편이다. 학생부 반영에서 서울대는 일반 교과는 석차백분율, 예체능 교과는 평어를 반영한다. 연세대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관련 교과목은 석차백분율을, 그 외 과목은 평어를 반영한다. 학생부 반영 방법에 따라서 어느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한지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대 연세대 모두 면접 구술고사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른 대학의 심층 면접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 논술고사 비중이 큰 대학
가톨릭대,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이다. 이들 대학들은 1, 2 단계 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데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생부 등 다른 전형요소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편이다. 고려대는 언어논술과 수리논술로 나누어 지필 고사를 보는데 지문 중 일부는 영어로 제시하고 있어 정시모집의 논술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서강대는 1단계에서 논술 40%, 숙명여대는 일반 전형의 2단계에서 논술 60%, 이화여대는 전형에서 논술고사를 50% 반영한다. 중앙대의 학업적성논술은 국어, 영어, 수학과 관련된 문제를 주관식으로 출제하는데 각 과목별로 폭 넓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 적성검사 비중이 큰 대학
경희대, 아주대, 인하대, 한양대, 홍익대는 적성검사를 시행한다. 경희대와 인하대는 적성검사 성적을 각각 40%, 30% 반영하고 아주대는 1단계에서 적성검사 성적만으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각각 선발한다. 한양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와 적성검사 성적을 50%씩 반영한다. 경희대는 수험생의 인성과 추론능력, 기타 사회과학 분야의 폭 넓은 상식과 영어독해능력 및 도표해석능력, 문장능력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평가한다. 한양대는 언어능력검사와 사고공간검사로 나누는데 언어능력검사는 종합적인 언어사용 능력, 사고공간검사는 추리 및 논리력과 지각력을 평가한다.
▲ 1단계는 학생부, 2단계는 심층면접 비중이 큰 대학
경북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부산대, 전남대, 충북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모집정원의 2~5배수 정도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와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경북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3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학생부 75%, 면접 구술 25%를 반영한다. 부산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만으로 모집정원의 2~4 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 면접 구술고사 성적 30%를 반영한다. 따라서 이들 대학의 수시 모집에서 최종 합격을 위해서는 심층 면접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심층면접에서는 시사적인 문제 외에도 지망 학과와 관련된 문제를 많이 물어보기 때문에 본인이 지망한 학과에 대해서 지원 동기나 학문적 성격 등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최근의 심층면접은 영어 지문을 주고 그 안에 나오는 내용을 물어보거나 해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주로 인문계는 영어와 사회, 자연계는 수학 및 과학 교과와 관련된 내용을 많이 물어본다.
◇ 수시 지원의 핵심 전략
▶ 전형요강을 숙지하라=전형 유형과 방법이 각 대학의 특성에 따라 다양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므로 어느 대학 어느 학과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할 것인지를 먼저 검토하고 연구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과 면접 외에도 경시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의 입상경력이나 다양한 특기, 자질, 요건 등에 비중을 두고 신입생을 뽑는 대학이 많으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찾으면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많다.
▶ 전략을 가지고 소신 지원하라=수시는 일단 합격하면 등록 유무에 관계없이 정시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으므로 합격하면 다닐 수 있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해야 한다. 과거에는 수시를 정시로 가는 길에 덤으로 갖게 되는 지원 기회라 생각하고 가볍게 대처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수시는 입시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대비를 해야 한다.
▶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하라=수시는 정시에 앞서 가지는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오로지 수시에만 몰두하다가 수시에도 실패하고 수능시험도 망치는 수험생들이 많다. 수능 성적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을 참고하여 그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수시에서 당락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논술이나 심층면접은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불확실한 수시에 모든 것을 걸기보다는 최종적으로는 정시로 대학에 간다는 생각을 하고 수능시험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심층 면접과 논술 준비를 철저히 하라=심층면접은 수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논술은 수시와 정시 모두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며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서 반영 비율은 낮지만 대학에 따라서는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수시에서 많은 대학들이 논술과 구술에서 영어 지문을 활용했다. 영어로 질문하고 영어 지문을 해석하도록 요구하는 대학도 있었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는 수학이나 과학 교과목과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물어본다. 이런 문제들은 평소 각 교과목 공부를 통해서 해결하면 된다. 논술은 틈틈이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논술 요강에 맞추어 기출문제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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