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제5공화국' 시청자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청자들은 각기 천차만별의 의견을 올려놓으며 마치 정치 게시판을 보는 것 처럼 필전(筆戰)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주말(11·12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내용이 방영된 이후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이날 방영분에서는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발하게 된 경위와 이 지역에 투입된 공수부대가 총검으로 시민을 학살하는 모습 등 과잉 진압 과정이 생생히 보여졌다.
방영 후 게시판에는 '전사모(전두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란 말이 얼마나 어이없는지 성토하는 내용과 제5공화국의 군부독재를 비판하는 글들이 속속 오르기 시작했다. 또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잘 몰랐던 젊은 시청자들이 경악의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80년생이라고 밝힌 최명희씨는 "전두환 대통령이 아예 광주 시민을 폭도나 빨갱이로 몰아서 전부 사살할 것 같더라. 이거 하나만은 알겠다. 나라를 지킬 군인이 국민을 탄압하는 건 안된다는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송애랑씨는 "너무 참혹해서 눈뜨고 못 볼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참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군요. 당신들이 있어서 그래도 지금 떳떳하게 말할 수 있네요. 군부 독재때 우리도 몸 아끼지 않고 맞서서 싸운 분들이 있다고"라며 시청 소감을 적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시절을 옹호하는 이들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이제와서 과거를 문제 삼는 저의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한 시청자는 "몇 십년 지난 일로 왈가왈부 하시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지만 광주 시민들은 왜 까불었나? 처음 공수부대가 갔을 때 집에 가만히 있었어도 저런 일 없을거다. 내가 봐도 광주 시민들은 폭도들로 밖에 안보인다"며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또 "우리나라 독재 정권은 다른 나라 독재정권에 명함도 못내민다. 그나마 우리나라에 태어나서 불행중 다행"이라는 글도 보였다.
자신을 '전사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전사모 주최 광화문 촛불 집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같은 화면을 보고도 전혀 다른 시청 소감을 밝히는 시청자들로 인해 '제5공화국' 시청자 게시판은 정치 관련 사이트에서나 볼 수 있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점점 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글이 늘어나며 격한 문구가 많아지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
'제5공화국'의 시청률은 11일 12.8%에서 12일에는 15.4%(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상승했다.
한편 '제5공화국'은 오는 18, 19일에도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내용을 방영할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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