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즘 뜨는 자연식 식단

요즘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성경 다이어트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사찰음식 다이어트는 묘하게도 닮은 점이 많다. 무엇보다 천연 재료로 만들어 건강에 좋은 자연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 꼭 닮았다.

◇성경 다이어트

성경 다이어트는 성경에 나오는 식단을 위주로 꾸민 다이어트 프로그램. '예수는 무엇을 먹었을까?'의 저자 돈 콜버트 박사는 예수 시대의 음식을 천연 자연식이라고 평한다. 포도주를 곁들인 통밀, 생선, 콩, 야채 중심의 자연식으로 느긋한 식사시간과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가짐이 있었다는 것. 그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넘치는 간식, 과식과 육류 섭취의 증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바쁜 일과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이 이 식단을 응용하면 체중 감량은 물론 질병을 예방하고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경 다이어트의 핵심은 과식을 하지 않고 섬유질과 좋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 즉 △통밀, 보리, 현미, 귀리 등 도정하지 않은 곡식에는 탄수화물 외에 섬유질과 비타민 E,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다. △육류보다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B2, 비타민 D, DHA, EPA 등이 풍부하다. △신선한 과일은 각종 비타민과 풍부한 섬유질을 공급한다. △견과류(호두, 땅콩, 잣 등)와 씨앗류(해바라기씨, 호박씨 등)도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한다.

△요즘 같은 탄산, 설탕 함유 음료가 아닌 물과 심장병 예방 등의 효능이 있는 포도주를 마신다. △과도한 지방과 육류의 섭취를 자제한다. △가공식품보다는 원 재료의 맛과 영양을 살리는 천연식품 위주의 식단을 꾸린다는 것.

하지만 마리 그리피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당시는 생산량 자체가 적어 소식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육식도 귀해서 특별한 날 이외에는 먹을 수 없었다"며 "영양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전문 의료진들이 운영하는 의료 사이트인 '하이닥'은 "사실 요즘은 영양 불균형보다는 음식의 과잉 섭취로 인한 비만이 건강과 생명을 해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다"며 성경 다이어트가 설득력을 얻을 만하다고 설명한다. 단,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섬유질이 풍부한 도정하지 않은 곡식과 채소, 과일 섭취에 유의하면서 제때 적당량만 30분 이상 식사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면 건강한 정신에 필수적인 건강한 육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찰음식 다이어트

'마음의 살까지 빼주는 사찰음식 다이어트'의 저자인 대안 스님은 "점점 늘어나는 많은 질병과 비만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잘못된 식습관이 제일 큰 문제임을 느낀다"며 "사찰음식은 누구에게나 해가 없는 자연식 식사법"이라고 강조한다. 가급적 조미료 없이 자연 그대로의 음식 맛을 내는 사찰음식은 일반식보다 칼로리도 낮고 비타민, 무기질 등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영양소로 채워져 있어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 대안 스님은 일반인들이 실천하면 몸에 좋은 사찰음식 문화 몇 가지를 소개했다.

△1식 3찬이면 모든 영양소가 채워진다=사찰에서는 여러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할 때 '발우공양'을 한다. 즉,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양만큼 덜어서 공양하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뷔페 형식이다. 각자 덜어 먹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자신의 음식을 남기지 않는 절약정신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때 반찬은 세 가지를 넘지 않는다. 김치, 나물무침, 밑반찬과 국이나 찌개가 보통이다.

김치, 나물을 무치거나 찌개에 넣는 된장 모두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이다. 채소류의 비타민과 콩에 든 단백질, 산나물에서 나는 각종 무기질 섬유 정도면 영양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오신채(五辛菜)는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 등 다섯 가지의 냄새나는 채소를 일컫는 말이다. 이 채소들은 냄새만 맡아도 강한 자극이 느껴진다. 영양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오신채는 양기를 돋우는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운적인 면에서 보면 기(氣)를 흩어지게 하는 요소가 더 많아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수험생이 있거나 취업을 앞둔 사람이 있는 가정, 폐경기에 이른 여성까지 두루 마음의 고요를 얻으려면 오신채를 빼고 조리해 볼 만하다.

△약효를 겸하고 있는 뿌리채소=사찰음식에는 약리 작용이 뛰어난 약용식품이 발달해 있다. 특히 연근을 비롯한 뿌리채소와 잣, 호두 등의 견과류는 뛰어난 약효를 지니고 있다.

△음식에 기교를 더하지 않는다=현미는 정미되지 않은 채 건강을 지키는 곡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 왔지만 단지 밥맛을 부드럽게 한다는 이유로 정미 기술이 발달되어 백미가 식탁을 점령하게 되었다. 현미와 배아미의 배아 부분은 비타민의 창고이다. 당질의 대사를 돕는 비타민 B1이 백미의 4배나 많다. 발육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장촉진인자인 비타민 B2도 많이 함유돼 있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도 풍부하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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