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 체험 나들이 경북 너무 좋아요"

관광개발公주최 행사 참가자들 호평

"경주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

"

지난 11, 12일 이틀간 경북관광개발공사(이하 관광개발공사)가 마련한 '체험 경북 가족여행'에 참가했던 수도권 주민 17가족 70명의 관광객들은 경주 곳곳을 둘러본 뒤 "좋다"를 연발했다.

일부는 안동·영주·고령·영천 등지를 둘러본 경험담까지 보태 앞으로 경북행이 더 잦아질 것 같다며 만족스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주 5일 근무제를 계기로 경북지역이 수도권 주민들의 '주말 놀이터'로 부상했지만 정작 해당지역의 준비는 소홀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말여행용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충고였다.

■수도권 30·40대를 잡아라

주 5일 근무제 시행 이후 국내 여행업계에 가장 강력한 고객군으로 등장한 집단이 서울·경기지역 30, 40대 샐러리맨 가장들이다.

'실속파'인 이들은 가족과 함께 주말 근교여행을 즐기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입수,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최소화한다.

이번 참가자들도 선착순 e메일 접수에 대비, 인터넷에 접속해 놓은 채 기다렸다가 접수 개시와 동시(5월 16일 오전 9시)에 '편지보내기'를 누른 순발력을 뽐냈다.

관광개발공사가 체험여행을 기획한 취지도 특성 있는 관광코스를 개발, 수도권 실속파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용한 뒤 지자체가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다행히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과 체험기에서는 이 같은 의도가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경북여행 코스의 상품화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알찬 1박2일

지난 11일 오전 7시30분 관광버스를 이용, 서울을 출발한 참가자들은 정오쯤 경주에 도착했다.

첫날 일정은 국립박물관을 시작으로 안압지와 첨성대, 대릉원, 황룡사터, 보문단지 야간국악공연. 밤 10시를 넘기는 강행군에 피곤할 법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시간을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며 들뜬 분위기였다.

이튿날은 보문단지·불국사·신라역사과학관을 둘러본 뒤 엑스포공원에서 영상물 관람과 탁본·은(銀)공예를 체험했다

부인 김은경(38)씨, 딸 민주(10·초교 3년)양과 함께 참가한 김종상(39·서울 도봉구 방학동)씨는 "고교 수학여행 이후 20년 만에 다시 왔는데 정말 즐겁고 알찬 여행이었다"며 "주말 가족여행으로는 흠잡을 데 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에서 예지(11)·예인(8) 두 딸을 데리고 참가한 윤인준(42)·김현자(39)씨 부부는 "경주의 신라유적과 안동 중심의 조선시대 문화, 성주·고령의 가야문화 및 포항·영덕·울진으로 이어지는 해양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경북 전역은 좋은 관광상품"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투자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만 있다면 비용부담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특히 황룡사터에서 문화유산 해설을 곁들인 야외 학습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별 특색있는 코스

관광개발공사가 비용의 절반(자부담 1인당 6만 원 선)을 지원하는 가족여행은 지난 3월 고령·성주 대가야 문화권을 시작으로 4월 영천, 5월 안동·영주 유교문화권을 찾았다.

다음달에는 문경에서 진행된다.

문경관광은 새재·고모산성·선유동계곡 답사, 석탄박물관(갱도 진입)·유교문화관·도자기전시관 견학, 천연염색·승마·철로자전거 및 토마토 따기 체험, 문경온천욕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짜여 있다.

또 오는 9월과 10월에는 선호도가 높은 안동·영주권과 경주를 한 차례씩 더 순회할 예정이고 포항·영덕·울진권 관광코스도 하반기에 개발할 계획이다.

김용강(43·경기 과천시)씨는 "초교 교과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역이 경북이고 '사진 찍어오기' '답사기 쓰기' 등의 숙제도 많아 부모 입장에서는 싫어도 몇 번을 다녀가야 할 처지"라며 "경북지역 관광업계와 자치단체가 이런 점을 노려볼 만하다"고 충고했다.

■보완하고 고칠 점도 많다

수도권 30, 40대 가장들은 주 5일제 실시로 여가시간이 늘면서 여가활용이 놀이 중심에서 체험 및 참관 위주로 달라지고 있다며 지역관광 상품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정도 당일치기에서 1박2일 또는 2박3일로 길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 가족단위로 쉴 수 있는 숙박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상씨는 "여관이나 모텔 등은 초등생 딸과 함께 들어가기에 민망한 경우가 많다"고 했고, 김용강씨는 " 곳곳에 산재한 고택을 홍보하는 취지에서라도 고택 근처 한옥 민가를 민박업소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자체가 한옥을 지어 민박업소로 민간위탁·운영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고 안동 등 유교문화권에 양반박물관이나 유교박물관을 지어 견학과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관광개발공사와 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부실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관광정보는 고교생 개인 홈페이지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

경북관광개발공사 손원준 과장은 "가족여행 프로그램 운용 결과 경북의 지역적, 역사적 관광상품성은 아주 높은 편이지만 숙박시설과 지역간 연계 등 운용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5일제 확대시행을 앞두고 지자체와 관련 업계의 협력을 통한 새상품 개발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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