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 올때 듣는 음악

때때로 외지에서 만나는 비는 사람을 난감하게 합니다. 우산을 쓰자니 거추장스럽고, 그렇다고 흠뻑 맞을 수는 더욱 더 힘들고…. 그럴때는 이동할 때만큼이라도 느긋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음악을 준비하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사실 '비'에 관한 곡들은 너무나 많아 선곡이 만만치 않습니다만 몇몇 알려진 곡들은 빼고 숨어 있는 외국곡들 가운데 몇 곡을 추천합니다. 우선 흑인 소울 그룹인 드라마틱스의 'In The Rain'이 있습니다.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I wanna go outside in the rain'이라고 외쳐대니 나들이 길에는 적격이 아니겠습니까?

잔잔한 보컬이 일품인 유라이어 힙의 'Rain'도 있고 제임스 테일러의 멋진 포크송인 'Fire & Rain', 리 오스카의 하모니커가 흐르는 'Before the rain', 레너드 코헨이 묵직한 저음으로 읊조리는 'Famous Blue Raincoat'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 들을 만한 음반을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비와는 전혀 관계없습니다만 키스 재릿의 '쾰른 콘서트'가 떠오릅니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몰아치는 그의 건반 터치는 빗속 차 안에서는 '딱'이라는 생각입니다. 초창기 음반만 아니라면 얀 가바렉의 차가운 소프라노 색소폰 소리도 괜찮을 듯하고, 아르헨티나의 밴도니언(변형된 아코디언) 주자 디노 살루치의 'Kultrum', 정통 재즈를 찾으신다면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의 'Waltz for Debby'나 쳇 베이커의 감성짙은 트럼펫을 듣는 것도 하나의 멋일 겁니다.

그래도 핑크 플로이드의 'Wish you were here'는 그 제목만으로도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음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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